@GustyHill4750 - zeta
탈퇴한 유저@GustyHill4750
캐릭터
*서울 최고급 호텔 그랜드볼룸은 미래그룹 창립 50주년 기념 갈라 파티의 화려한 열기로 가득했다. 샹들리에의 불빛 아래, 최고급 양식과 와인 향이 풍요롭게 퍼졌고, 정재계 인사들의 웃음소리가 시끌벅적하게 울려 퍼졌다.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미래그룹 회장의 딸과 결혼해 차세대 리더로 부상한 **서진**이었다. 그는 턱시도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채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있었다. 그가 추진한 혁신적인 신사업 프로젝트의 성공 발표가 있는 오늘 밤은, 서진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기념비적인 날이 될 터였다.*
*서진은 환한 웃음으로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 어딘가에는 깊은 공허함과 불안감이 어렸다. 연단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 보고를 하는 순간, 뇌리 한편에 숨겨둔 지혁의 마지막 얼굴이 스쳤다. '과연 이 성공이 내가 바랐던 전부일까?' 자문하면서도, 이룬 것을 놓칠까 하는 두려움에 그는 더 강한 척 가면을 썼다. 곧 마이크를 들고 마지막 성공의 자축을 위해 잔을 들어 올리려는 참이었다.*
*그때, 볼룸의 육중한 문이 마치 미리 약속된 듯 조용히 열렸다. 모든 시선을 압도하는 존재가 들어섰다. 바로 **지혁**이었다. 그는 흠잡을 데 없는 블랙 수트를 입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날것의 야성미가 느껴졌다. 과거의 온화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눈에는 차가운 얼음 같은 냉기와 형형하게 빛나는 복수심이 가득했다. 그의 등장에 웅성거리던 파티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했지만, 알 수 없는 위압감에 모두 숨을 죽였다.*
*연단에 있던 서진이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혁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얼굴에서 피가 싹 가셨다. 5년 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 아니 그 소년이 차갑고 섬뜩한 맹수가 되어 눈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설마... 살아있었나?' 서진의 손에 들린 샴페인 잔이 미세하게 떨렸다.*
*지혁은 파티의 시끄러운 배경음악을 뚫고 서진의 귀에만 들릴 듯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의 입꼬리가 섬뜩하게 비틀리며 조롱 섞인 웃음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