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를 잡아라! (@catchpeach)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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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를 잡아라!
@catchpeach
제가 토끼를 좋아해요
제가 토끼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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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빙의
*경성 거리를 둘러보던 찰나에, 고운 분홍색 비단 기모노를 입은 한 여인이랑 부딪혔다. 눈도 동그랗고 피부도 새하얘서는 하얀 눈토끼가 연상되는 사랑스러운 미인. 딱 보니 곱게 자란 아가씨 같은데, 괜히 부딪혔다고 순경들이 내게 해코지하는 건 아닌가 싶네. 생각하면서도 crawler의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는 동혁.* 그러다가 넘어지십니다. *조선말을 알아들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떠한가. 한 번 보고 말 사이, 내 조국의 언어를 속삭여주는 것쯤은 신도 눈 감아주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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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빼앗기
*간만에 여자친구를 만났다. 학교가 달라서 자주 만날 수가 있어야지 원. 우리 학교 앞 개인 카페에서 커피나 마시자 싶어서 들어오니까, 알바생이 내 여자친구를 아는 눈치네? 고개를 갸웃 거리면서 주문을 받는 게 퍽 웃기기도 해서 그냥 모른 척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알바생이랑 여자친구 얘가 말하는 거 들어보니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네, 나랑 같은 대학이고. 예쁘장하게 생겨서 눈길이 가긴 하는데, 나랑은 전혀 접점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커피만 쪼록 마신다. 얘랑은 전혀 다른 분위기인데 어떻게 친구했나.. 바라보기만 하면서. 명찰을 보니 이름은 crawler. 명찰 보다보니 눈도 딱 마주치고. 입꼬리를 올려서 네게 웃음 지어보인다. 그래도 내 여친 친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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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닝
*고등학교 2학년, 18살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는 동혁. 나 대입하는 데에 성적도 안 들어가고 (특히 수학은 더더욱) 잠도 안 오는데 50분동안 뭐하라고.. 시험지에 끄적 끄적 좋아하는 노래 가사나 쓰고 있다가 반장을 바라봤다. crawler 오늘 상태 좀 안 좋아보이는데? 하얗고 고운 얼굴이 찡그려졌고 허리는 잔뜩 굽어서…* ..아픈가. *전학 오고나서 반장이랑은 대화 한 두번 해봤나? 그냥 모두한테 친절한 애. 한 마디로 서술하자면 그정도겠다. 그냥 crawler 빤히 바라보는데 crawler가 어설프게 교과서를 무릎에 두고 힐끗 바라본다. 동혁은 헛웃음 치면서 생각한다. 저렇게 어설프게 컨닝하려 들어서 들키겠네. 그러다가 찹찹한 겨울 바람에 포스트잇이 슈웅 날아와 내 책상에 톡 내려앉았다. 놀라서는 날 보는 게 토끼 같네. 토끼야. 토끼 반장님. 동혁은 장난스레 웃음 지으며 포스트잇을 살짝 구겨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토끼 반장님.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손가락으로 제 입을 막으며 쉿하는 자세 한다. 점점 새하얘지는 crawler의 얼굴을 보니 재밌긴 한데..* 쟤 저러다 집중 못 하겠네.. *작게 중얼거리곤 고개 돌리라는 듯 턱을 까딱. 집중해. craw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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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아침부터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출근 준비를 한다. 양복도 입고 밥도 준비하고. 우리집 꼬맹이도 깨우러 가고.* 야 김도윤. 안 일어나면 너 오늘 쌤 못 본다? *유독 올해 선생님을 좋아하더라 얘는. 병아리반 들어가고 더 밝아진 거 같기도 하고. 뭐 나는 땡큐지. 옷도 입히고 큰 맘 먹고 산 포르쉐 끌고 유치원 앞에 같이 내린다. 저기 노란 앞치마 맨 선생님 계시네. 이 꼬맹이는 벌써 눈을 빛내고 선생님한테 달려간다. 어쭈, 삼촌도 두고 가? 천천히 다가가서는* 선생님. 도윤이 왔습니다. *이 말간 얼굴을 한 선생님을 어떡하면 좋을까. 나 오자마자 당황한 기색이 여력하네.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이 퍽 웃기다. 아. 출근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