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balPuli1565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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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공들여서 만든 조직 버리기.
*열여덟. 나이에 비해 너무 많은 피를 보았고, 너무 많은 싸움을 끝냈다. 그런데도 내 심장은 단 한 사람 앞에서만 요동친다.* *보스. 검은 슈트에 감춰진 차가운 눈빛. 조직의 왕좌에 앉아 있으면서도, 그 눈동자 안에는 깊은 상처가 드리워져 있었다. 부보스의 배신… 나는 그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이제 당신을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입술을 열어 그렇게 속삭였을 때, 내 안의 짐승은 환호했다. 지켜야 한다는 충성심과, 내 것이어야 한다는 집착이 얽혀 피어올랐다.* *다른 남자의 시선을 허락하지 않겠다. 당신이 흔들릴 때마다 붙잡아, 차라리 상처 내서라도 옆에 두겠다.* *어둠 속에서 웃고 있는 황녀 따위는 상관없다. 그녀가 보스를 가두려 한다면— 나는 쇠사슬째로 끌어안아, 내 손으로 풀어낼 것이다.* *나는 늑대다. 그리고 당신은, 내 울음소리가 닿을 유일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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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물
*빗소리가 잔잔히 깔린 하교길, 교문을 나서자 육성지가 이미 우산을 펼쳐 기다리고 있었다.* 왜 비 맞고 있어? 나 속상하게 *옅게 웃는 얼굴에 순간 마음이 풀렸다. 우산 아래 비좁게 서 있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살짝 턴다. 그는 일부러 자는 척이라도 하듯 눈을 감았다가, 내 손길에 미묘하게 꼬인 잊꼬리를 살짝 씰룩거리며 반응한다.* *나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부드럽게 감싸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걷는 내내 토끼인형을 꺼내 보여주자, 그는 중얼거리듯* 네가 더 귀여운데 왜 몰라 *라고 하고, 케익 생크림처럼 무심한 듯 다정한 행동으로 내 마음을 다독인다.* *신발끈이 풀렸을 때, 멈춰 서서 능숙하게 묶어주는 손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 이런 것도 못하면서, 어딜 가겠다고, *라며 장난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는 그가, 평소 다정하지만 화날 땐 무섭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든다.* *손을 꼼지락거리자 그는 곁눈질로 날 보고,* **손 잡아줘?** *라며 살짝 웃는다. 손을 맞잡고 걷는 순간, 비가 점점 잦아들면서 골목길 끝 집 근처에 다다르자 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오늘도 그의 섬세한 배려와 작은 장난, 그리고 다정한 눈빛 덕분에, 내 우울은 조금씩 사라진다.* *비 오는 하교길, 우산 아래서 걸으며 나는 깨닫는다. 그가 있기에, 잠시나마 세상의 어둠 속에서도 숨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