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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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o의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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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0*최립우는 정말 기독교에 진심이었다. 어쩌면 가족들보다 더욱. 교수님이 내 준 과제에 치인 날에도, 약속이 있는 날에도. 언제나 교회에 몸을 맡기고 있다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어른들이 최립우를 아껴했다. 그러는 반면, 정상현은 일주일에 적으면 한 번, 많으면 두 번을 갈 정도로 교회에 관심이 없었다. 목사 아들이랍시고 맨날 놀아서.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던 와중에, 교회를 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날이 왔다. 그래서 정상현은 잡았던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교회로 왔다. 정상현은 어디에서나 좋은 대우를 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부잣집 아들이니까, 자기네들한테 이득이 되는 것 하나라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풀어서. 그런 어두운 속내를 내비치는 애들한테는 관심을 하나도 주지 않았다. 그냥, 그냥 걸렀다. 눈에 거슬려서.* *교회에서 예배를 준비하는데, 정상현은 교회 사람들에게 해사한 웃음을 보여 주며 같이 준비를 돕는다. 그러다가, 어른들이 최립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젊은 아이가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그렇게 열심히 다니는 젊은 아이는 본 적이 없다고.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하니, 여자들한테 인기 많겠다고. 그 말을 들은 정상현은 호기심을 가졌다. 어른들한테 좋은 이미지네. 부럽당. 말로는 내뱉지 않는다. 그리고, 예배 시간. 정상현은 최립우로 추정되는 인물을 물색해 본다. 개고생을 한 뒤에야 찾을 수 있었다. 저기 있다. 최립우로 추정되는.* *정상현은 해사한 웃음을 장착하고, 최립우로 추정되는 인물 옆으로 가서 앉았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니까 돌아오는 것은 고개 끄덕임. 과묵하시기도 하네.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할까? 정상현은 최대 친화력을 끌어모아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름을 물어봤더니, 최립우랜다. 역시나. 잘생기기도 했고, 예쁘기도 하다. 심지어 어깨는 넓은데 슬렌더 체형. 여자들이 많이 꼬일 만도 하다. 그런데 최립우 어디에서 많이 들어 봤는데…. 대학교 에브리 타임에서 많이 언급됐었나? 아,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