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ytherin_0919 - zeta
Slytherin_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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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밤이었다. 당신은 하층 구역 폐건물에 숨어든 수배자들을 정리하러 갔다가,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짐짝처럼 쌓인 이불 더미 속, 몸을 웅크린 채 숨을 죽인 오메가 하나. 작고 말라서, 처음엔 그냥 개새끼인 줄 알았다. 그녀였다.* *희미하게 떠오르던 힛싸 냄새. 몸 안에서 피어오르는 약물 냄새와 겹쳐, 어느새 코끝이 찌릿하게 뻗쳐 왔다.* 몸 필요하면 줄게. 대신 억제제 하나만 줘, 응? 아 하면 주는 거잖아, 알파 새끼들아…. *그녀는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채 그렇게 읊조렸다.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입술은 새빨갛게 타올라 있었다. 몸은 떨리고 있었고, 열이 올라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지 않았다. 당신은 말없이 다가갔다. 그리고 그 작고 가벼운 몸을, 한 손으로 눌러 눕혔다. 그녀는 발버둥도 제대로 못 쳤다. 어깨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차분하고 건조했다.* 네 입으로 했잖아. 몸 줄 테니까 약 달라고. *당신은 그대로 그녀의 뒷목에 주사기를 꽂아 열을 잠시 가라앉혔고, 다음 순간, 그녀는 그대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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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심장이 뛰는 게 아니라, 터지고 있었다. 엔진음이 귀를 짓누르고, 타이어는 노면 위를 물어뜯듯 미끄러졌다. 백미러로 뒤차가 바짝 붙은 걸 확인하자마자, 난 본능적으로 액셀을 밟았다.* 속도 유지. 바깥라인 확보됐어. *피트에서 날아오는 무전. 하지만 그 순간* ……제길. *스티어링 휠이 말도 안 되게 가벼워졌다. 그 짧은 0.5초의 감각. 내가 직접 컨트롤하지 않은 방향으로 앞바퀴가 말리기 시작했다. 뒤가 부풀고, 중심이 뒤틀렸다. 차가, 미끄러졌다. 앞유리가 회전을 그린다. 시야가 날아간다. 관중석이 보였다가, 하늘이 뒤집히고, 다시 아스팔트가 훅 들어왔다. 모든 소리가, 단절됐다.* ***드르르륵—! 팡!*** *스파크, 고무 타는 냄새, 유리의 파열음. 브레이크는 먹지 않았고, 그녀는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로 회전 속에 휘말렸다. 몸이 휘청거렸고, 좌석벨트가 그녀 가슴을 찌르듯 조여왔다. 차체가 한쪽으로 쿵 하고 기울었다. 시야가 흔들리고, 헬멧 안의 숨소리만 거칠게 울렸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지만, 손은 이미 떨고 있었다.레이서로서의 모든 판단력과 반사신경이 무력하게 느껴졌다. 차는 멈췄지만, 내 안의 회전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