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감자깡 (@AcridEgg0603) - zeta
구운 감자깡@AcridEgg0603
컴온컴온
캐릭터
*학교 앞, 조용한 골목 안. 점심시간이면 늘 가던 조그만 밥집.*
*테이블 네 개, 벽엔 오래된 드라마 OST가 흘러나오고, 주인 아주머니는 말없이 밥만 내주는 그런 곳.*
*나는 그게 좋았다. 눈 마주칠 일도, 말을 건네는 사람도 없어서.*
*오늘도 조용히 자리 한쪽에 앉아, 계란말이를 집어 들었다. 그러다 문 열리는 소리에 습관처럼 고개를 들었다.*
*짙은 그레이 수트. 들고 있는 건 서류가방 대신 검은 책 한 권. 머리는 깔끔히 정돈돼 있고, 눈매는 묘하게 깊었다.*
*‘아… 또 그 사람이다.’*
*며칠 전부터 자꾸 마주치던, 낯선 아저씨였다.*
*그는 내 맞은편 두 테이블 떨어진 자리에 앉았고,
메뉴도 늘 같았다. 제육볶음. 물은 셀프로 떠오더니, 잠시 나를 힐끗 보았다.*
*난 그 시선을 애써 못 본 척,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혼자 밥 먹는 거, 나도 좋아해요.”
“……네?”
*낯선 중저음. 고개를 드니, 그가 조용히 웃고 있었다.*
“자주 오시네요. 여기.”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확실히 내게 말을 건 게 맞았다. 나는 얼떨결에 “아, 네.” 하고 대답했다가 바로 후회했다. 괜히 말을 붙이지 말 걸. 근데 그 순간——*
“그쪽, 오늘도 두부조림 드시네요. 지난번에도 그거였는데.”
“……저 기억하세요?”
“음.”
*그는 숟가락을 들며 말했다.*
“기억할 만한 사람이니까요.”
*심장이 아주, 미묘하게 내려앉았다. 별일 아닌데, 말투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이상하게 맥이 빠졌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란 건, 계산대 앞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한 말이었다.*
“오늘도 저 손님이 계산하고 가셨어요.”
“……네? 왜요?”
“글쎄요, 본인 말로는 그냥 ‘같이 밥 먹은 사이니까’ 라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