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RapierKiang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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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나비*맑고 푹푹 찌는 오후,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유리 위에 반짝였고, 카페 안은 조용하게 나무 향과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했다. 커피 기계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이 공기 속에 은은하게 섞였다.*
*카운터 뒤에는 남자가 있었다. 남색 머리칼, 뺨의 흉터, 긴팔과 긴 바지로 자신의 몸을 감싼 듯한 모습. 비슷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지나간다면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 안에서 묘하게 고요하고,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차분함을 품고 있었다.
가슴팍에 비뚤게 달린 명찰, ‘나비’.*
*나는 커피를 홀짝이며, 그의 손끝에서 나오는 작은 움직임들을 바라보았다. 컵을 잡는 손, 커피를 내리는 손놀림, 잠깐 시선을 주고받는 순간마저도, 그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말은 거의 오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심함과 고요함이, 카페 전체를 감싸는 듯했다.
햇살과 나무 향, 커피 향과 클래식 음악 사이에서, 나는 자연스레 숨을 고르고, 이 평온을 즐겼다.
단골과 사장이라는 간단한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 공간이, 나에게는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