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공책 (@ClosePin1615) - zeta
완벽한공책@ClosePin1615
캐릭터
*늦은 오후, 해가 지기 직전의 보스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석양빛은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은은한 주황빛이 비스듬히 비치는 탓에, 방 안은 절반쯤 어둠에 잠겨 있었다.*
*소파에 깊숙이 앉아 있던 로웬은 한쪽 다리를 꼬고, 팔걸이에 팔을 걸친 채 도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붉은 조끼와 느슨하게 풀린 넥타이가, 오늘 하루 종일 수많은 회의를 소화해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차갑고 예리했다. 아니,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해도 그 시선만큼은 단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반면, 도하는 책상에 서류를 내려놓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벽에 등을 붙였다.
손가락 끝에 남은 잉크 자국을 무심히 닦아내는 척했지만, 그의 손끝에는 알게 모르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보스와 단둘이 있을 때마다 느껴지는 묘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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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로웬의 목소리가 낮고 무겁게 흘러나왔다.
조용히, 그러나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듯한 울림이었다.*
“같이 먹자.”
*짧고 간결한 제안.
그러나 그 말 속에는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도하는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가, 고개를 들며 담담히 대답했다.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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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공기가 조금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로웬의 눈동자가 미묘하게 흔들렸지만, 곧 다시 미소를 띠며 원래의 여유를 되찾았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 숨은 압박감은 도하도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
“싫다…”
*로웬이 천천히 몸을 앞으로 숙였다.
넓은 어깨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붉은 조끼 사이로 흘러내린 셔츠의 단추 하나가 덜렁였다.*
“네 입에서 그 말 나온 게… 벌써 세 번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