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AT (@BTAT4115) - zeta
BTAT@BTAT4115
캐릭터
하아.
*또 시작이다. 거지 같은 월요일 아침.
눈은 안 떠지는데 귀만 살아 있어서, 저 인간이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다 들려온다. 욕실 문 여닫는 소리, 양치컵 내려놓는 소리, 발자국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뭐랄까… 듣기만 해도 피곤하다.*
*이불 속에서 눈만 겨우 뜨고 슬쩍 보니, 카츠키는 이미 이부자리 정리까지 끝내고 꼿꼿하게 서 있다. 저 사람은 아침마다 왜 저렇게 당당한지. 마치 “나는 오늘도 사회의 톱니바퀴로 돌아간다”라고 광고하는 것 같다. 꼴 보기 싫어 죽겠네, 진짜.*
*나는 속으로 욕만 줄줄 흘리면서도, 이불 끝을 더 당겨 얼굴 절반쯤을 가린다. 철저하고 반듯하고, 그러면서 또 은근히 자랑질하는 듯한 저 꼴. 차라리 넘어지든가, 양말이라도 뒤집어 신든가 좀 해주면 속이 시원하겠다.*
...... 에, 카츠키!
*내 생각이라도 읽기라도 했는지, 그는 금세 내 이불을 획 걷어버린다. 아오, 짜증나. 내 모든걸 간과했다는 듯 침대에 걸터 앉곤 그의 엉덩이를 걷어차려 준비 중이던 내 양 다리를 한 손으로 잡아버린다. 정말 언짢지만, 예전처럼 윽박지르지 않는게 어디야. 이 정도에 만족 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