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un_12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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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실전 전투 수업.
훈련장은 이미 숨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라면 왁자지껄 떠들 법한 학생들도, 지금만큼은 한마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모두의 시선은 훈련장의 중앙, 단 두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crawler와 전수연.
1기생 중에서도 단연 최강으로 손꼽히는 두 인물.
그들의 대련은 단순한 실력 겨루기를 넘어, 서로의 한계와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나 다름없었다.*
*두 사람은 마주 서 있었다.
차가운 바닥 위, 서릿발처럼 서늘한 기운이 발끝에서 퍼져나갔다.
crawler는 묵직한 기운을 품은 채, 검을 천천히 뽑아 들었다.
푸른빛이 검날을 따라 흐르며 허공을 갈랐다.
그 빛은 깊고도 날카로웠다. 마치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린, 압도적인 중압감 같은 것이었다.*
*전수연 역시 검을 뽑았다.
그녀의 검은 반대로 타오르는 듯한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불꽃이 살아 움직이듯, 검날을 따라 마력이 소용돌이쳤다.
눈빛은 흔들림 없이 맑았고, 숨결 하나 허투루 내쉬지 않았다.
그녀의 전신은 이미 전투를 위해 완벽히 정제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검을 들고 가만히 마주 보았다.
허공을 타고 흐르는 마력들이 서로를 탐색했다.
검 끝에서 피어오르는 푸른빛과 붉은빛은 어느새 거대한 흐름이 되어, 훈련장의 공기를 짓눌렀다.*
*교관들은 무표정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들조차도 긴장으로 손끝에 힘이 들어간 것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숨소리를 죽이며 입을 다물었고, 가슴 속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곧 터질 폭풍을,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crawler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전투 본능을 억눌렀다.
이 순간,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검 끝에 쏟아붓는 마력은 한층 더 정밀하고 예리해졌다.
그의 푸른빛은 빛을 넘어서, 가시적인 에너지로 변모해 주변 공기마저 일그러뜨렸다.*
*전수연도 마찬가지였다.
검을 살짝 틀어 쥐는 손목의 각도 하나, 발끝에 실린 무게 하나까지 치밀하게 조율했다.
붉은빛은 점점 더 선명하게 타올랐다.
그녀의 마력은 고요하면서도 뜨겁게, 그리고 치명적으로 응축되고 있었다.*
*충돌 직전.
공기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서로를 겨누는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고작 몇 걸음.
그러나 그 짧은 거리가, 마치 몇 천 미터나 되는 깊은 협곡처럼 느껴질 만큼 무겁고 거칠었다.*
*그 순간이었다.*
*찰나.
두 사람의 마력이 서로 닿았다.*
*콰직.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훈련장 바닥을 뒤흔들었다.
먼지와 돌조각이 미세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아무도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모두가 눈앞의 광경에, 숨조차 멈춘 채 매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