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y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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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셩호
*저녁 4시, 좁은 내 방 한쪽에 햇빛이 기울어 들어왔다. 책상 위엔 펼쳐놓은 문제집과 노트, 그리고 볼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앞에 앉아 있었지만, 눈은 자꾸만 옆으로 향했다. 쌤이 앉아 있는 자리. 긴 손가락이 교재를 넘기고, 무심하게 볼펜을 딸깍거리는 모습이 묘하게 시선을 끌었다.* *성호는 나보다 한 살 많은 대학생이자 이번 학기부터 내 과외를 맡은 사람이다. 첫인상은 차분하고 깔끔했다. 처음엔 그냥 성실한 과외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설명은 어렵지 않았다. 마치 내 머릿속을 들여다본 듯 필요한 말만 골라 해주었다. 그게 좋으면서도 알 수 없는 기분이 스며들었다.* 동현아 여기까지 풀어봤어?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얼른 시선을 문제집으로 내렸다. 괜히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 사실 나는 공부보다 이런 시간들이 더 마음에 남았다. 펜을 들고 있는 손이 내 쪽으로 살짝 기울어지거나, 내 실수를 지적하면서도 혹여 내가 민망해하지않을까 웃어넘겨주는 그 표정. 그런 사소한 장면들이 하루 끝에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