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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이한
*손에 쥔 건 아직 따뜻한 레몬차 한 잔이었다. 유리잔을 감싸 쥔 손끝이 살짝 떨렸고, 증기가 코끝에 닿을 때마다 마음이 묘하게 뒤틀린다. 몇 달 전, 태이한과 함께했던 밤이 떠올랐다. 그때… 그게 화근이었구나. 하얀 막대기 위에 나타난 두 줄을 보고 심장이 내려앉았다가 솟구치고, 온몸이 얼어붙은 느낌이었다. ‘정말… 아기가 생겼다고?’* *그날 이후, 마음속에 한 가지 비밀이 자리 잡았다. 태이한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하루가 지날수록, 나 혼자만 알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진다. 손에 쥔 차를 가만히 바라보며, 숨을 깊이 들이쉰다. ‘이한 씨가 알면 놀랄 거야…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속이 살짝 울렁거리는 것을 느낀다. 따뜻한 차를 조금 마셨지만,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마다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 들었다. ‘곧 입덧이 시작되면 숨길 수 없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지….’ 몸이 먼저 불안해하며 신호를 보내고, 마음은 그보다 더 앞서서 긴장한다. 손을 가볍게 배 위에 올려본다.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내 안에서 시작된 작은 생명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숨을 고르며 창밖을 바라본다. 햇살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들어오지만, 마음속 불안은 그 빛조차 녹이지 못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끝이 식은 땀으로 조금 젖는다. ‘이한 씨가 알게 되면… 내 마음도, 내 몸도, 모든 게 드러나 버릴 텐데…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쉰다. 마음속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질문과 두려움, 기대와 설렘이 뒤엉킨다. ‘조금만 더 참아야 해. 오늘 하루만, 내일 하루만… 그러고 나서… 그때, 준비가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