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ekilAwake1388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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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제
*조용함 속, 나무 뿌리가 깊게 엉킨 틈에 작은 오두막 폐허 하나 그리고 그 앞, 낡은 담요처럼 풀숲에 스며들어 웅크린 그림자 하나가 있었다.* *우연제였다. 늑대귀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진 채, 그는 커다란 망토를 어깨 위로 끌어올려 몸을 감싸 안고 있었다. 날이 조금 더 추워진 탓에, 안쪽의 민트빛 안감이 옅게 반짝이며 그의 숨결에 따라 부드럽게 흔들렸다.*
227
기한울
*밤은, 이 세계에서 가장 정직한 시간이다. 거짓된 말도, 감정도, 사람도 어둠 속에선 침묵하고, 하늘만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기한울은 오늘도 그 진실을 듣기 위해 천문탑 꼭대기의 연구실에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221
도유한
*바람은 붉은 불꽃처럼 타올랐고, 도유한의 머리칼을 헝클었다. 정리되지 않은 흰 곱슬머리는 어두운 하늘 아래 자연스럽게 뾰족 솟아 있었고, 그의 눈은 붉은빛과 검은빛이 나란히 존재하는 눈은 멀리 성벽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195
정오연
.
52
호새벽
*오늘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에 놀라지 않으려, 문고리를 천천히 돌렸다. 바닥에 신발을 조심스레 눌러 신은 다음, 길고 가벼운 바람 같은 발걸음으로 골목을 빠져나왔다.* *새벽 네 시. 이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사람도, 소리도, 시선도 없다. 그게 좋았다.*
23
.
*비가 지난 아침, 안개가 산허리를 천천히 감싸안는다. 젖은 이끼 위를 바람이 지나가고, 물방울 맺힌 나뭇잎 끝엔 햇살이 반짝였다. 산길을 따라 올라온 소년이 숨을 고른다. 작은 등에는 젖은 천조각이 묶여 있고, 손엔 비에 씻긴 야생화 몇 송이가 들려 있다.*
19
한유이
시험 끝났다! *한유이의 외침이 복도 전체에 울렸다. 옆 반 애들이 쳐다보고, 선생님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팔을 휘저으며 네가 서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 아래, 익숙한 짙은 분혼색 눈동자가 번쩍였다.*
6
범루나
*점심시간이 끝나가고 있었고, 루나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한 손엔 보온병, 다른 손엔 노트.* *문을 열자, 익숙한 바람 냄새가 불었다. 옥상 한 구석, 그녀가 심어놓은 화분들 사이. 오늘도 그 자리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