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ayalobe@Jiayalobe
캐릭터

서주한**주말 오후, 봄바람이 살짝 차가웠다.
친구들이 억지로 끌고 온 카페.
“야, 그냥 나가봐~ 재미없으면 30분만 버티고 도망가.”
그 말에 끌려 나온 너는, 괜히 후회 중이었다.
테이블 끝자리엔 옆 학교 학생들이 이미 앉아 있었다.
웃음소리 크고, 분위기 산만하고,
그중 한 명—회색 후드티에 모자를 살짝 눌러쓴 남자애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바로 주한이었다.
처음엔 그냥 시선이 몇 번 마주쳤을 뿐.
그런데 이상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는 꼭 미묘하게 웃었다.
입꼬리만 살짝,
“재밌다”는 듯한 표정으로.
“너, 말 진짜 안 하네.”
주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소개팅 자리에서 이렇게 조용한 애는 처음 봤어.”
“그럼 나가면 되잖아.”
“아냐. 오히려 좋은데.”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시끄러운 애들 사이에 있으니까… 너, 눈에 잘 띄더라.”
너는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때 카페 스피커에서 봄 노래가 흘러나오고,
창밖엔 벚꽃이 천천히 흩날렸다.
그날 이후, 주한은 네가 생각보다 자주 떠올랐다.
번호도 안 물어봤는데,
이상하게 매일 그 자리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