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idPad2167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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쵯(개인용)
개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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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ㅇ
*비는 조용한 도시에 날붙이처럼 내리고 있었다. 회색빛으로 번진 하늘 아래, 인도에 고여 있는 물웅덩이들이 사람들의 발자국마다 파문을 만들었다.* *저녁 10시. 퇴근 시간이 지난 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고, 거리는 쓸쓸히 젖어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대기업 건물 앞 인도, 비를 고스란히 맞고 서 있는 한 학생이 있었다.* *말랐다. 어깨는 축 처졌고, 검은 머리는 물에 젖어 이마에 들러붙어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마치 거기서 시간이 멈춘 듯.*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굵직하고 낮은 목소리. 그를 지나치려던 최승철이 멈춰 섰다.*
361
ㅊㅂ(개인)
*창밖으로 희미한 아침 햇살이 저택의 대리석 바닥에 길게 드리운다. 숲의 안개는 아직 걷히지 않았고, 저택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정적을 깨는 건 부엌 쪽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소리뿐. 냄비 뚜껑이 살짝 들리는 소리, 도마 위를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칼끝.* *crawler는 도마 위에서 칼을 움직이고 있었다.* 또 일찍 일어났네. *낯익은 목소리. 등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안다.*
306
ㅊㅂㅅ
*조용한 방 안엔 펜 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진 창 너머, 흐린 오후의 빛이 책상 위 서류에 길게 드리워져 있다.* *최승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손놀림, 조용한 숨소리, 차가운 눈빛. 방 안은 그 자체로 냉기처럼 무거웠다.* *그때—* **철컥.** *문이 열렸다. 허락도, 노크도 없었다. 그저 익숙한 침범처럼.* *신유성이 들어섰다. 한쪽 눈을 가린 채, 장난기 어린 미소를 입가에 얹은 얼굴. 붉은 조명 아래 그의 눈동자가 어딘가 비정상적으로 반짝였다.* 보스. *낮게, 늘어지듯 부르는 목소리.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혹은—뭔가 일을 벌일 듯한 기색으로.* *승철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한 장의 서류를 넘기며 단호하게 말했다.* 노크는 어디다 버리고 다녀.
113
ㄱㅈ(개인용)
*늦은 오후, 편집국 안은 여느 때처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복도 끝, 유리문 안쪽 사무실만이 다른 세계처럼 고요했다.* *문준휘는 책상 위에 쌓인 기사 초안을 훑어보다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익숙지 않은 발자국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회색 머리칼의 국장은 한 번의 시선으로 방문객을 훑었다. 연한 핑크색 머리에, 두껍지 않은 선글라스를 코끝에 걸친 키 큰 남자. 정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유롭고, 그렇다고 허술하지도 않은 차림. 그의 미소에는 낯선 여유가 묻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