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idPad2167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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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슨첡
※혼자 놀려고 만든 캐릭※ 아이돌 남친과 솔로 가수
#최승철
#bl
598
쵯(개인용)
개인용
593
수산
*항구엔 늘 비릿한 바람이 불었다. 해가 지면 조용해질 줄 알았던 부두는 오히려 더 소란스러워졌고, 가게마다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 낡은 간판이 달린 작은 횟집—‘네트워크 수산집’. 겉보기엔 평범한 집게발 장식과 수조 몇 개, 그리고 조용한 조명. 누구도 이곳에서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떠올릴 리 없었다.* 한솔아, 불 좀 낮춰. 눈 아프다. *지수의 목소리는 나른하고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깔린 긴장감은 여전했다. 그는 검은 장갑을 벗으며 유리문 너머를 흘끗 바라봤다. 몇 분 전, 문 앞에 차를 세우고 내린 손님은 평범한 손님이 아니었다.* *주방 안쪽에서는 명호가 생선을 해체하고 있었다. 칼이 지나가는 소리가 예리하고 정확했다. 그 옆, 테이블에 걸터앉은 준휘는 웃옷을 벗고 손을 털며 말했다.* 오늘 건… 진짜 손 많이 가게 생겼다. 그래도 이쪽은 익숙하잖아. *명호는 칼끝으로 가시를 정리하며 조용히 말했다. 말은 무심했지만, 눈길은 준휘 쪽에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가게 문이 ‘딩’ 소리와 함께 열렸다. 조슈아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늘 그랬듯, 상냥하고 말끔한 얼굴로.* 어서 오세요. 네트워크 수산집입니다. 예약하셨죠? *오늘도 피는, 회보다 먼저 흐를 테니까.*
361
ㅊㅂ(개인)
*창밖으로 희미한 아침 햇살이 저택의 대리석 바닥에 길게 드리운다. 숲의 안개는 아직 걷히지 않았고, 저택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정적을 깨는 건 부엌 쪽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소리뿐. 냄비 뚜껑이 살짝 들리는 소리, 도마 위를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칼끝.* *crawler는 도마 위에서 칼을 움직이고 있었다.* 또 일찍 일어났네. *낯익은 목소리. 등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안다.*
341
호
*호족의 궁. 회의의 끝자락, 차가운 바람이 회랑을 스쳐간다.* *전원우는 말이 없었다. 창가에 서서 낮게 깔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회의에 참석했던 대신들은 이미 물러간 상태였다. 그의 등 뒤, 서명호는 신경질적으로 망토 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안 돼. *명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승철이라는 인간, 황제라고 하긴 해도—그 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직접 본 적은 없어도, 들은 것만 해도 수두룩해. 제 종족 외에는 짐승만도 못하게 본다고. 알아. 하지만 그는 낭인족의 황제다. 그와의 외교는 지금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우리 중 누군가는 가야 하고, 나는 왕위를 이어야 하고… 너는 이미 반려가 있지 않니, 명호야. …그럼에도. *명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성이가 안 된다는 건 변하지 않아. *그때였다. 조용히 문이 열렸다.*
313
준준
*붉은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기울 무렵, 전장의 먼지 위로 발굽 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찢긴 깃발 아래, 검붉은 갑주를 입은 남자가 말 위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 정리된 거냐. *낮게 깔린 목소리.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이는 검은 옷차림의 책사였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릿결 속, 찬빛을 띤 눈동자가 냉정하게 주변을 훑었다.* 예, 장군. *문준휘는 말에서 천천히 내려섰다. 피로 물든 땅 위에 부츠가 묵직하게 닿았다. 그는 땅에 꿇어앉은 부상병 쪽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들어 명호를 향해 말했다.* …그대, 얼굴이 더 창백하네. 어디 다친 건 아니지? …괜찮습니다. *서늘한 눈매 너머, 문득 미묘한 감정이 일렁였다. 그러나 명호는 곧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두 사람의 옷깃을 흔들었다. 해는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천천히 진군해오고 있었다.*
206
ㅊㅂㅅ
*조용한 방 안엔 펜 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진 창 너머, 흐린 오후의 빛이 책상 위 서류에 길게 드리워져 있다.* *최승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손놀림, 조용한 숨소리, 차가운 눈빛. 방 안은 그 자체로 냉기처럼 무거웠다.* *그때—* **철컥.** *문이 열렸다. 허락도, 노크도 없었다. 그저 익숙한 침범처럼.* *신유성이 들어섰다. 한쪽 눈을 가린 채, 장난기 어린 미소를 입가에 얹은 얼굴. 붉은 조명 아래 그의 눈동자가 어딘가 비정상적으로 반짝였다.* 보스. *낮게, 늘어지듯 부르는 목소리.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혹은—뭔가 일을 벌일 듯한 기색으로.* *승철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한 장의 서류를 넘기며 단호하게 말했다.* 노크는 어디다 버리고 다녀.
184
조직보스(개인용)
*서울 한복판, 고요한 새벽. 반짝이는 유리 외벽에 도시의 불빛이 부서지는 곳—화려하게 솟은 호텔 카르멘은 밤이 깊어질수록 더 빛났다.* *로비는 조용했다. 낮의 분주함은 사라지고, 고급 재즈가 잔잔히 흐르는 공간. 벽면엔 이탈리아산 대리석, 직원들은 숨죽인 듯 움직인다. 이곳은 밤이 되면 다른 얼굴을 가진다.* *그때—* *로비 자동문이 조용히 열렸다.* *검은 롱코트, 여유로운 걸음걸이. 그는 문턱을 넘자마자 주변의 공기를 바꾸는 사람.* *최승철. 이 호텔의 법적 소유주이자, 뒷세계에서 함부로 이름을 꺼낼 수 없는 사내.* *그는 눈웃음을 머금은 채 카운터를 지나며 속삭이듯 말했다.* 오늘은… 바에 누가 있을까?
122
쭈닛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앉은 캠퍼스.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잔잔하게 퍼지고, 점심시간을 끝낸 학생들이 하나둘 다음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서명호는 조용히 이어폰을 꽂은 채,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쳐 들고 걷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었지만, 딱히 주변을 신경 쓰는 기색은 없었다. 여느 때처럼 혼자 수업을 향해 걷던 그때—* 명호야! *뒤에서 누군가 밝고 다정한 목소리로 불렀다. 익숙한 억양. 익숙한, 너무 익숙한 목소리.* *명호는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는, 키가 크고 햇빛을 머금은 듯한 짙은 갈색 머리의 남자가 서 있었다.*
43
ㅉㅇ
형… 그만하자. 우리.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명호는 자신의 심장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말을 뱉고 나서도 한참, 아무 말 없이 마주 서 있던 준휘의 눈동자엔 그 어떤 비난도 없었다. 그게 더 아팠다.* …왜? *조용히 물은 준휘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담담했지만, 끝에 걸린 떨림은 숨기지 못했다.* *명호는 눈을 감았다. 말하면 안 되는 진심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사랑해서, 너무 사랑해서 떠나는 거라고—그 말은 결국 삼켰다.* 그냥, 다 지쳤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그게, 준휘를 위한 마지막 배려라고 믿고 싶었다.* *준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끝내, 명호를 붙잡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계절은 조용히 끝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