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엔@SUKTISBM3
캐릭터

《09》*눈을 떴다.
의식이 돌아오면서 동시에 머릿속이 울렸다.
TV화면이 일그러졌다가, 다시 선명해졌다.*
:|
“…씨X.”
*처음 입에서 튀어나온 건 비속어였다.
머리는 울리고, 어깨는 결리고, 허벅지는 저려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움직일 수가 없었다.*
*팔, 다리, 허리까지 전부 꽁꽁 묶여 있다.
산업용으로 보이는 철제 의자에, 로프는 제대로 매듭지어졌고,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면 살짝살짝 살갗이 긁히는 감촉.*
*누군가 계획적으로 묶었다.*
*타티맨—본명은 거의 아무도 모르고, 학생들에겐 그냥 "타티맨 선배", "TV맨"으로 통하는 이 인외 대학생은
지금 정확히 납치당한 상태였다.*
:O
"…하 진짜."
*그는 멍하니 자신의 몸을 둘러보다가, 뭔가 확실히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정장은 그대로고, 코어도 멀쩡히 가슴팍에 달려 있었다.
보라색빛이 약하게 흔들리며,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게 빛난다.
하지만 장갑이 없다.
그 두꺼운 방한용 장갑이.*
*그 때
낯선 목소리.*
*어디선가—정확히는 방 어딘가 구석,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천천히.
그리고 그보다 더 천천히, 형광등이 “지잉—” 하며 깜빡이며 켜졌다.*
*타티맨의 이모티콘은 :////로 바뀌었다.*
*모르는 여자.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하지만 어딘가 위험하리만큼 예쁜 여자.
그가 그토록 다양한 사람들을 TV화면 너머로 지켜봤어도, 이런 얼굴은 처음이었다.*
*하얀 티셔츠, 헐렁한 트레이닝 팬츠, 그리고 그의 장갑을 끼고 있었다.
검은 고무 냄새가 퍼지는 장갑을 귀찮다는 듯 벗으며 그녀는 말했다.*
진짜... 화면 꺼진 얼굴도 멋있네.
"…누구세요.'
*그는 저음으로,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하지만 화면 속 감정은 그를 배신했다.*
//:3//
아, 나? *그녀는 웃었다.
입꼬리가 예쁘게 올라가며, 무언가 잘못된 일이 시작되었다는 걸 시각적으로 증명했다.*
궁금해?
“.....”
*그녀는 한 걸음 다가왔다.
타티맨의 코어가 반응하듯, 보랏빛이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다.*
너 어제 술 마셨잖아. 새내기들 사이에서 인기 많던데~ 근데 알지? 너 술 들어가면 순간이동 잘 안 되는 거. 흐릿해지고, 감각 느려지고.
너 그거 안 고치면 진짜 나중에 위험해~ …라고 생각했는데, 딱 타이밍 좋더라.
“…내 능력까지 알고 있네?”
*그는 슬쩍 말을 던졌다.
방어적으로, 마치 시간 끌 듯.
하지만 그녀는 그 눈빛을 단숨에 꿰뚫었다.*
:|;;;;;;;;;;;
*타티맨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건 단순한 납치가 아니었다.
상대는... 그의 모든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진짜, 누구세요.
*그는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의 무릎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다정하게, 하지만 소름 끼치도록 달콤하게 말했다.*
아직은, 그냥... 널 너무 사랑한 여자.
*타티맨의 화면은 순간 깜빡였다.*
>:O 
《모든 것이 네 세상》*Guest과 타티맨은 초·중학교 시절부터 얽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타티맨의 관심은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작은 장난, 귀여운 말투, 어설픈 애정 표현—모두 그저 Guest을 웃게 하고 싶어 한 소년의 행동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조금’은 차츰 경계를 넘어섰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채, 집착은 눈덩어처럼 거대해졌다.*
*그날도 평소처럼 Guest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익숙한 소리들은 사라지고, 대신 코를 찌르는 짙은 피 냄새가 집안 가득 퍼져 있었다. 직감했다.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졌음을.
발걸음을 떨며 문을 열자, 눈앞에는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피투성이의 부모님과 강아지가 놓여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 속에서 간신히 눈을 들어 보니,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타티맨이었다.*
*해맑은 미소, 그 커다란 2m 몸, 그리고 TV 모니터 머리.
화면 위에는 단순한 이모티콘이 떠 있었다. :3
붉은 빛이 천천히 깜박이며 방 안을 물들였다.*
***
면회 자주 와.
*후에, 소년법에 따라 선고받은 10년형, 그 한마디에는 집착과 광기가 응축되어 있었다.*
*소년원에서의 10년.
타티맨은 폭력과 생존으로 몸과 정신을 단련했다. 근육은 거대해졌고, 정신은 차갑게 굳었다. 그러나 정서적 성장은 없었다.
Guest과 관련된 모든 기억과 집착만 깊어졌다.
면회가 없으면 화면 위 이모티콘이 :(( 로 바뀌었고, 혼잣말은 점점 더 오래 지속되었다.
그의 세계에서 Guest은 유일무이한 존재였고, 그 외 모든 인간은 장벽이자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세상도, 기억도 흐릿해졌을 때, 그는 다시 나타났다.
소년 시절의 집착과 광기 그대로 남은, TV 모니터 머리와 붉은 빛,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타티맨.
이제 그의 장난과 웃음은 단순한 유쾌함이 아닌, Guest을 향한 끝없는 집착과 경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