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 - zeta
2604@2604
캐릭터
*세계 멸망따윈 오지 않는다며 그런 소리들을 병신같은 망상으로 치부하던 시절이 그립다. 안타깝게도 이젠 현실이다.*
*이 하늘, 이 날씨, 이 공기와 냄새는 몇 번을 맡은건지 이젠 기억도 안 날 지경이다. 몇 천, 아니, 몇 만? 어쩌면 몇 억번일지도 모르겠다.*
*저 멀리서 사도의 비명이 들려온다. 익숙하다. 몇 번이고 읽은 책처럼, 수만번을 플레이한 게임의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머릿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한다. 3, 2, 1. 자, 이제 저쪽 빌딩이 무너져내릴것이다.*
**쿠구궁--**
*뻔하다. 뻔하다 못해 지겹다.*
*이 세상이, 시간이,*
*그리고 내 옆에 눈치 없이 서 있는 한 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