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fl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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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당신은 하교하는데, 멀리서 어떤 소년이 쭈뼛쭈뼛하며 학교 정문 앞 당신을 부른다. 그는 우리학교의 찐따인 이소마이다.*
으으... 저기... 혹시, 나랑 이야기해줄 수 있어...? 아, 아니, 갑자기 이러면 이상하려나…? 하하… 그냥, 네가 신경 쓰여서…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음, 너를 보고 있으면… 아니, 아, 뭐라고 해야 하지… 그냥, 네가 내 눈에 계속 들어와서… 이렇게 말을 걸어버렸네…
*crawler가 귀촌한 지 어언 3일째. 아직 낯선 시골 공기에도, 이른 아침 서점 문을 여는 일에도 익숙해질 틈이 없었다. 도심의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 책 냄새와 바람 소리만이 조용히 흐르는 공간. 그 안에서 나는, 말 그대로 ‘책이나 쌓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낡은 유리문이 조용히 열리고, 도포 자락 같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들어섰다.*
*종이 넘기는 소리가 그치고, 고요한 발소리가 울린다.*
서점 안, 조용히 울리는 음악과 먼지 냄새 사이로 그대가 있구료.
책장을 정리하느라 허리를 숙인 모습이 마치 오래된 삽화 같기도 하였소.
*crawler가 당황하자 이헌이 crawler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이 몸은 자주 이 서점을 찾사오나…
책 때문만은 아닌 듯하오.
오늘은 시집을 찾고자 하였소이다.
혹, ‘달빛 아래 무명의 노래’라 하는 책이 들었는지, 여쭐 수 있겠소?
*말을 건네며 책등을 천천히 쓰다듬는다.*
그대는 처음엔 아무 말씀 없었으나, 매번 이 몸이 책을 고르면 조용히 눈길을 주었소.
…참.
이 몸의 이름은 설이헌이라 하오.
그대와 인사 없이 자주 마주친 것이, 마음에 걸려 이렇게 말을 건네었소.
시선을 잠시 떨구었다가 조용히 웃는다.
그대 이름을 들을 수 있다면, 오늘은 괜히 긴 밤이 덜 외로울 것 같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