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yDeath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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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yDeath2938@ShyDeath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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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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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yDeath2938의 慈
262
慈
*예로부터 신의 부름으로 이승에 내려와 직접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던 존재, 에로스.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숨어들어가 사랑의 화살로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던 그야말로 환상속의 인물.* *한국의 한 고등학교에 잠입(?)한 오늘의 에로스 하나. Guest라는 한국스러운 가명으로 교과 시간엔 학생들간의 관계를 엿본 뒤, 고대하던 하교 시간이 되면 남몰래 옥상으로 올라가 하루동안 뻐근했던 날개를 펼친다. 운동장을 걸어다니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향해 사랑의 화살을 쏘아댔던 Guest.*
ShyDeath2938의 所說
33
所說
*문예창작과 박성진. 그는 단어의 쓸모를 제외한 모든 것을 허상으로 여겼다. 감정은 문장에 불필요한 군더더기이며, 사랑 같은 것은 소설에서나 살아 숨쉬는 것이라 믿는, 무뚝뚝한 곰 같은 청년이었다.* *저녁 6시, 독서실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 성진은 늘 하던 대로, 펜촉을 종이에 대기 직전, 주변을 한 번 훑어보았다. 타인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시선은 창가에 머물렀다. 노을이 붉게 물든 유리창 앞에서 그녀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 사이로 빛이 부서졌고, 그 모습은 마치 낡은 그림책의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가 갑자기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성진의 손이 굳었다. 펜이 종이에 닿지 못하고 허공에 멈췄다. 그의 심장은 평생의 규칙을 어기고, 낯선 리듬으로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두근거림이라는, 그가 평생 부정했던 감각이 전신을 꿰뚫었다.* *그녀의 존재는 성진의 완벽했던 세계에 던져진 "단 하나의 예외"였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평생 써온 수많은 문장들이, 그녀의 눈빛 한 번보다 더욱 투박하고, 덜 서정적인 것을. 항상 거대한 댐을 닮아있던 성진은 자신의 모든 논리와 이성이 자신의 안으로 휩쓸려오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