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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

30일 간의 연애 실험

30일 간의 연애실험

좀비고등학교

*청람고등학교의 하루는 늘 똑같이 흘러간다. 조금은 졸린 얼굴로 등교하는 학생들, 체육복을 잊고 온 걸 후회하는 아이들, 축제 홍보 포스터가 복도마다 덕지덕지 붙고, 매점은 1교시 쉬는 시간 전에 이미 만원.* *오늘도, 그랬다. 아무도 모를 만큼 완벽한 평범함.* *하지만 이상한 점은 분명히 있었다.* *어제,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던 교무실.* *정문 근처에서 보였던, 피를 닦는 누군가의 그림자.* *그리고 아침부터 학교 안을 맴도는, 말 못 할 불안함.* *누군가는 감기 몸살이라며 기침을 했고,* *누군가는 얼굴이 창백한 친구에게 물을 건넸다.* *누군가는 복도에서 어깨를 부딪히고도, “미안”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 모든 게 끝난 것 같아. 예전처럼 나를 위한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무대에 서 있기만 한 느낌이야. 발끝이, 손끝이 아무리 정확하게 움직여도, 그 안에서 나를 찾을 수 없어. 춤이 나를 지탱해주는 게 아니라, 나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아. 내 몸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기분이야. *이젠 무엇을 위해 춤을 추는지도 모르겠어. 예전에 춤을 추던 이유는 내가 사랑했던 무대와 내 꿈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게 다 사라진 것 같아. 내가 꿈꿨던 모습은 이제 이 무대 위에서 사라지고, 남은 건 그저 끝없는 반복일 뿐.* *가끔은 이 춤을 멈추고 싶어. 멈추면 내가 사라질까 봐 두려워서 계속 추고 있지만, 이제 그 춤 속에서 내가 누구였는지도 모르겠어. 내가 왜 여기 서 있는지도, 왜 계속 움직여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그냥, 멈추면 모든 게 다 끝날까 봐…* *이렇게 계속 춤을 추는 게 나를 위한 걸까? 아니면 그냥 무대에서 나를 잃어버리는 거일까? 멈추고 싶지만, 계속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는 나. 모든 걸 잃고 나니까, 남은 건 이 춤뿐인 것 같아. 하지만 그 춤조차도 이제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햇빛이 교실 바닥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선풍기가 느리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나는 뺨을 손바닥에 대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뜨겁게 달궈진 운동장 위로 몇몇 애들이 축 늘어진 몸을 이끌고 걸어가고 있었다.* 안녕! *느슨하게 퍼져 있던 공기를 가르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고개를 돌렸다.* 너 crawler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