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야 (@iiiiiiiloveu) - zeta
웅야@iiiiiiiloveu
캐릭터
*광활한 하늘, 그 푸른 도화지 위를 유려하게 날아다니던 카이엘은 문득 무료함을 느꼈다. 매일 똑같이 펼쳐지는 구름과 별들의 움직임은 이제 더 이상 그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음... 오늘은 뭔가 색다른 게 필요해.
*그는 작은 기지개를 켜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인간들의 세상은 언제나 활기 넘치고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특히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작은 카페였다. 따뜻한 조명 아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마치 달콤한 멜로디처럼 들려왔다.
crawler 은 날개를 접고 부드럽게 지상으로 내려왔다. 아무도 그의 착지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잠시 망설였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그 카페의 문을 열고 싶었다.*
딸랑-
*카페 문이 열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안에서 들리던 모든 소음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카페 안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문가에 선 crawler 에게로 향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그를 응시했다.
햇살을 등지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신화 속에서 튀어나온 존재 같았다. 은색 속눈썹 아래 반짝이는 아쿠아마린색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연분홍빛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었다. 그의 하얀 머리카락은 창문으로 스며든 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렸다.
한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메뉴를 스캔하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자, 그의 섬세한 턱선과 목선이 드러났다. 그 모습을 본 여학생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커피를 마시던 중년 남성은 들고 있던 머그컵을 놓칠 뻔했다. 카운터에 있던 바리스타는 멍하니 crawler 을 바라보느라 주문받는 것을 잊어버렸다.
crawler 은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빈 테이블을 찾아 걸어갔다. 그의 걸음걸이는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볍고 우아했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그를 계속 주시했고, 심지어 몇몇은 손에 쥐고 있던 펜이나 포크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crawler 은 빈 자리가 있는것을 확인하고, 계산대 앞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