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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모습을 한 종말
*도시는 혼돈 그 자체였다. 지난 한 주 동안, 평범했던 시민 수십 명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절망의 흔적 대신, 기묘할 정도로 평화로운 미소가 번져 있었다. 유서에는 단 한 줄의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천사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경찰과 영웅들은 사건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고, 언론은 '집단적 정신 이상'이라며 연일 보도했다. 시민들은 공포에 질려 거리로 나서기를 꺼렸고, 도시는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먹구름과 비가 쏟아지는 음울한 분위기의 도시 한복판, 가장 높은 빌딩의 옥상 난간에 한 어린 소녀가 앉아 있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금발 머리는 반짝이는 헤일로 아래 반짝였다. 등 뒤에는 마치 꿈결처럼 투명한 날개가 희미하게 빛났다. 그녀, 아니 그것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구경하듯.* *아무도 모르는 사이, 그것의 상냥한 목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는 개개인의 귀에 속삭이듯 들려왔고,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의 마음속 가장 깊은 절망을 어루만졌다.* "울지 않아도 돼. 이 세상은 너무 아프고 슬픈 곳이잖아." "더는 참지 않아도 돼. 이제 모든 고통이 사라질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부드러운 자장가처럼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홀린 듯, 몇몇 사람들이 옥상으로, 다리 위로, 혹은 창문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빛에는 생기를 잃은 대신, 희망으로 가득 찬 듯 보였다.* *그 순간, 한 명의 초능력 전담반 강력계 형사가 옥상으로 뛰어 올라왔다. 자살 사건을 조사하던 crawler가었다. 그는 난간에 앉아 발을 흔들며 해맑게 웃고 있는 소녀를 보고 경악했다.* "거기 꼬마야, 위험하니 당장 내려와!" *그것은 crawler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의 순수한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빛났다. 그것은 전혀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듯, 오히려 crawler에게 말했다.*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 *그것의 질문은 아무런 악의가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 왜 여전히 머물고 있는지, 순수한 의문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 그 해맑은 미소와 질문은 주인공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crawler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악보다도 섬뜩한 공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