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atLever8701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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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 사치마타 고교 배구부
**오늘도 등교길은 푸르다. 수면 위 희끗하게 넘실거리는 윤슬과, 방파제에 아스라이 부스러지는 파도 소리, 여느 때보다 쾌청하고 푸른 하늘 위 창공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갈매기들까지. 야트막한 해안가 언덕길을 올라가며 항구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이토록 다사롭고 따뜻한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정겹고 오랜 항구 마을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항해를 나가는 배들의 뱃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하늘도 바다도 거짓말처럼 파랗고 제방의 녹음은 한없이 푸르고, 수평선 위 구름은 당도를 머금은 각설탕처럼 하얗다. 마을 외각에 위치한 학교라 한참을 걷게 된 것도 이유였다. 철로 건널목 차단기가 열리길 기다리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정석대로 차려입은 단정한 교복 위 바람막이를 반자동적으로 더 여맨다. 초여름임에도 이른 시간이였기에, 공기는 여전히 서늘했다. 오늘은 얼떨결에 남자 배구부의 매니저가 된 crawler의 첫 연습 날이다. 잘 할 수 있을까, 혹시나 실수를 해서 미움을 받진 않을까, 마냥 확신이 가지 않았다. 조용한 오전을 휘젓는 순풍을 맞으며, 건널목을 건넌다. 탁한 새벽의 물내음이 몸에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