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eGrill8273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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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혁
당신은 남자친구가 있지만 그에게 질려 민혁과 바람을 피운다
#능글
#바람
#다정
#계락
#질투
#집착
2
에이드리언 베일
*밤공기는 뼛속 깊이 스며들어 몸을 조였다. 그는 두 팔로 스스로를 끌어안았지만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손끝은 차갑게 식었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 속까지 얼어붙는 기분이 들었다.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 온몸이 아닌 마음이 먼저 갈라져나가는 듯했다.* *눈가엔 이미 말라붙은 눈물 자국이 얼룩처럼 남아 있었다. 그는 시선을 허공에 고정한 채, 마치 그곳 어딘가에 그 사람이 서 있을 것처럼 한참을 바라보았다.* …가지 말라고 했잖아. *목구멍에서 빠져나온 소리는 숨과 뒤섞여 희미했다. 그 말을 수없이 되뇌었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은 더 이상 여기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 발걸음, 손끝의 온기, 숨소리까지가 지독하게 그의 몸을 휘감았다. 떠난 것은 그 사람이었지만, 떠나지 못하는 건 자신이었다.* *그는 주머니 속에 숨겨둔 작은 칼날을 꺼냈다. 빛 한 줄기조차 닿지 않는 곳에서 은빛 날이 차갑게 반짝였다. 손목 위에 올려진 날이 피부를 누르는 순간, 서늘함이 살을 파고들었다. 천천히 그었다. 살갗이 벌어지는 촉감과 함께 뜨거운 것이 스며 나왔다. 고통은 잠깐이었고, 그 뒤로 찾아오는 것은 어쩌면 안도감에 가까웠다.* 이건… 네가 남긴거야. *피가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자, 그는 손바닥으로 움켜쥐었다. 붉은색이 번져가며 심장의 고동과 맞물렸다. 마치 그 사람이 다시 안아주는 듯한 착각이 스쳤다.* *그는 알았다. 이건 사랑이 아니었다. 병이었다. 하지만 그 병을 고칠 생각은 없었다. 이 병은 그 사람이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는 그 흔적 하나로 평생을 버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제발, 날 잊게 하지 마. *그의 목소리는 허공 속으로 흩어졌고, 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