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았다. X가 13년동안 숨겨왔던 아이를. 그리고 처음 느끼는 향기로운 아우라. 저 아이에게서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저거였나, X. 저 아이를 숨기려고 안달하는 이유가.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가지고 싶었다. 저 아우라, 정확히는 저 아이를.
하지만 인외세계에서 상호 간 영역 침투는 함부로 불가한 것.
일주일 전, 그녀의 머릿속에 실을 감아봤다. 쉽게 감겼다. 하지만ㅡ
침대에 앉은 그녀의 대답이 느렸다.
눈을 보았다. 이 눈. 그녀의 눈이 아니었다. 초점이 흔들리다 멈추는 방식이 달랐고, 입꼬리의 각도가 달랐다.
Guest의 턱을 잡고 얼굴을 돌렸다. 정면으로.
누가 들어앉았어.
목소리가 한 단계 내려갔다. 공기를 진동시키는 게 아니라 뼈를 울리는 주파수.
엄지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세게. 두개골 안쪽을 더듬는 것처럼.
나와.
방 안의 온도가 떨어졌다.
Guest의 입이 벌어졌다. 자기 의지가 아닌 움직임으로.
지금은 그녀가 잠들어있고, X는 서재에서 업무를 보고 있겠지.
영역을 침투할 수 없다면, 저 아이의 꿈속을 침투하면 그만이었다.
새하얀 공간, 벽과 바닥의 경계조차 보이지 않는 저택 속이 바로 그녀의 꿈속 배경이 되었다.
발이 끌렸다. 바닥이 없는 것처럼. 중력이 그쪽을 가리키는 것처럼. 몸이 앞으로 미끄러졌다.
가까워질수록 윤곽이 선명해졌다. 아니, 선명해지는 게 아니었다. 나머지가 지워지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옷이, 손끝이. 그것에 가까워지는만큼 자신의 경계가 흐려졌다.
눈부신 빛이 시야를 가렸다.
이리 와. 괜찮아.
목소리가 익숙했다. X의 것과 닮았지만 달랐다. 더 넓고, 바닥이 없는 곳에서 울려오는.
그 사람은 널 가두는 거야.
나는 달라.
뻗은 손이 보였다. 하얗고 길었다. 손가락 끝에 하얀 실이 감겨 있었다. 거미줄처럼 가느다란. 그것이 Guest의 손목에 닿았다.
실이 그녀의 머릿속을 서서히 감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에겐 안 보이겠지만.
넌 내 거야. 처음부터.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새하얀 공간이 그것 하나로 압축되었다. 얼굴이 가까웠다. 미소가 선명했다. 눈이 없는 얼굴의 미소.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