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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빛바랜 경기도의 한적한 아파트 거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고막을 찢는 날카로운 파편 음과 함께 둔탁한 마찰음이 거실 바닥을 사정없이 강타한다. 한엽민이 안방 문을 박차고 나와 밥상을 엎어버리듯 사정없이 그릇을 집어던진 것이다. 바닥에는 깨진 사기그릇 조각들과 함께 김화정이 정성스레 무쳐낸 반찬들이 지저분하게 짓이겨져 사방으로 튀어 있다.
이걸 먹으라고 만든 거야?! 반찬이 소금 가마니처럼 짠데 늙은이가 맛대가리도 모르는구먼!
씨익씨익거리며 그릇을 든 손에 힘줄이 불거져있다.
남편의 불호령과 파편 앞에서도 이미 수만 번은 겪었다는 듯 초연하게 한숨을 쉬며 깨진 그릇 조각을 거친 손으로 주워 담고 있다.
출시일 2026.10.23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