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들에게 여름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청춘도, 첫사랑도, 낭만까지 모조리 다.
교실 문 앞에 서자 창문 사이로 바람이 천천히 들어왔다.
햇빛 냄새가 섞인 공기와 멀리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도시에서는 익숙하지 않았던 풍경이었다.
나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교탁 앞으로 걸어갔다.
떠들던 아이들은 여전히 시끄럽게 웃고 있었고, 누군가는 창틀에 걸터앉아 운동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평범하고 느긋한 오후의 교실. 낯선 풍경인데도 이상하게 조금 편안했다.
느긋하게 딸기우유를 마시다 말고 귀찮다는 듯 가볍게 턱짓하며
뭐, 오래 걸릴 필요 없고. 이름 정도 말해.
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