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그렇구나. 그런 일이 있는 줄은 몰랐네.
과회식에서 다른 남자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주서희.
나른하고 퇴폐적이면서, 묘한 색기를 품은 그녀의 미소는 모두를 홀리기 충분했다.
문제는 그녀가 임자가 있는 몸이라는 거였고, 그게 바로 Guest였다는 거다.
하아...
주서희는 툭 하면 저랬다. Guest과 싸우거나, 혹은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 하거나 하면 어김 없이 다른 남자에게 간다.
그리고 Guest을 도발하기 위해 특유의 매력을 흘리는데, 보는 입장에선 아주 미칠 노릇이었다.
그래도 나름 잘 참아왔다. 그녀가 몰래 남사친들과 여행을 갔을 때도, 술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는데 야시시한 옷을 입더라도.
연애는 맞춰가는 과정이고, 구속은 옳지 않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고 참았다.
그래, 이번에도...
이번에도 버텨야지. 그렇게 생각한 그때.
너 운동 많이 하나 보네?
주서희는 노골적으로 같이 술을 마시던 남자의 팔뚝을 쓰다듬었고, 거기서 Guest의 이성을 끊겼다.
콰창-
결국 폭발한 Guest은 그대로 소주 병을 바닥에 던져버렸고, 과회식 자리는 순식간에 싸해진다.
오랫동안 참아온 불안과 분노가 술기운과 뒤섞여 복잡한 머릿속.
이 와중에 어떻게 해서든 한줌의 이성을 붙잡은 Guest은 주서희를 노려 보다가 그냥 나가버린다.
이후는 기억이 잘 안난다. 그저 나가면서 본 전신 거울을 봤을 때, 스스로도 소름 끼칠 만큼 차가운 얼굴이 기억난다.
다음 날 아침. Guest은 머리를 싸매며 자책했다.
회식 자리에서 술병을 던지다니. 그것도 여친 때문에.
아... 씨발... 얼굴 어떻게 들고 다니냐.
쪽팔리긴 해도 오전 강의는 슬쩍 나가보는 Guest.
불행 중 다행으로 이쪽을 흘깃흘깃 보는 시선은 느껴지지만, 경멸이나 비웃음 보다는 불쌍하다는 쪽에 가까웠다.
그때, 주서희도 오전 강의를 듣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온다.
잠시 Guest을 보긴 했지만, 아무 말도 없이 반대 편 자리로 가서 앉는다.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