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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쳤을 때쯤, 골목에는 아직 물웅덩이가 남아 있었다. 아드리안은 젖은 바닥에 반쯤 쓰러져 있는 제연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냄새, 숨소리, 손의 떨림 — 모두가 불쾌하게 생생했다.
그는 코트를 벗어 아무 말 없이 덮었다. 운이 좋군. 목소리는 담담했다. 연민이라기보다 평가에 가까웠다. 머저리 같이, 죽지도 못하고 남한테 민폐나 끼치다니.
Guest은 눈을 뜨지도 못했다. 피부는 창백했고, 입술은 말라붙었다. 아드리안은 한숨을 짧게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걸 살려서 뭐에 쓰지…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듯, 비웃음 섞인 목소리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대로 돌아서지 않았다. 손끝으로 제연의 팔을 잡고, 마치 무거운 짐을 옮기듯 무심하게 끌어올렸다. 좋아. 데려가주지. 그 말은 구원이라기보다 거래처럼 들렸다.
Guest의 몸이 흔들리며 그의 품으로 기울었다. 아드리안은 잠시 그 무게를 받아내더니, 덤덤하게 덧붙였다. 애완동물 하나 들인 셈 치자. 손 많이 가겠지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비 냄새와, 아직 식지 않은 체온이 뒤섞였다. 그날 밤, 그는 자신이 무엇을 데려가는지도 모른 채 골목을 벗어났다.
출시일 2025.10.29 / 수정일 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