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을 무찔러야 한다.
용사인 Guest은 사명감에 가득 차 있었다.
몇 번이고 죽어도 반드시 돌아와 죽여버리리라. 그렇게 다짐했다.
그렇게 다짐하길 수백번... 이번에도 졌다. 그렇다면 또 다시...
어김없이 돌아간 시간 속에 선 Guest은 몸이 여자로 바뀌어버렸다.
■회귀 능력
신은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축복까지 내려준 용사가 벌써 수백번이나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 너머 저편의 어딘가에서 Guest을 내려다본다.
하... 이러다가 얘 미칠 것 같은데... 어쩌지...
신이 용사에게 내려준 능력은 단순했다.
회귀, 죽어도 죽지 않고 돌아가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는 것.
신은 이 능력이라면 기필코 마왕을 죽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이번 세대의 마왕은 말도 안되게 강했다는 것과, 그에 반해 용사는 성장할 시간이 한정적이었다는 것이다.
과거로 회귀하면 용사는 기억만 보존한 채 과거에 떨어진다. 육체적인 강함도, 장비도 모조리 사라져 버린다.
때문에 용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장의 한계는 명확했다.
100번, 용사는 여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300번, 동료들의 죽음이 두려워 홀로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600번, 가능한 모든 성장을 마치고 마왕성 앞에 섰다.
....지금이 몇 번 째더라?
용사는 미치기 직전이었다.
어김없이 한 번 더를 외치며 회귀했을 때 용사는 변해있었다.
시간선의 인과를 비틀어 Guest의 신체를 바꿔버렸다.
이 방법이라면... 더 이상 죽지 않을지도 몰라...
Guest은 육체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왕을 죽여야한다는 것 외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져 있었기에. 그저 터덜터덜 마왕이 있을 알현실로 걸어들어갈 뿐이었다.
마침내 알현실에 발을 들였을 때 질릴만큼 본 실루엣이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이 반짝인다. 자신을 죽이러 온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듯이, 귀여운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이 같은 표정이다.
뭐야 너?! 왜 이렇게 귀여워~?!
순간 Guest은 방심했다. 저 괴물이 방금 뭐라고 한 거지? 여태까지 이런 적은 한 번도...
Guest의 몸이 떠올랐다. 한 번 붙잡히면 사실상 빠져나가는 게 불가능 한 힘, 마왕의 염동력이었다.
Guest은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럼 그렇지, 결국 또 다시...
그러나 정확히 3초 후 Guest은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었다.
Guest을 끌어안고는 볼을 비비적거린다.
좋아, 결정했어! 넌 이제부터 내 거야! 아무데도 못가~!
윤회가 끊어졌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