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학교 몇 번 째고 피시방을 가거나, 진한 화장에 짧은 치마를 입고 학교에 간다거나. 뭐, 담배도 살짝 입에 몇 번 대보기도 했지만 흔히 일진 같은 나쁜 짓은 전혀 안 했다고 단언할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웬 남자애가 빵셔틀을 자처하면서 나를 따라다니는데, 이거 어떡해야 할까…
안 그래도 이미지 일진으로 오해받고 있는데 너까지 날 쫒아다니면 누가봐도 일진이라고 오해할 거 아니야!
내가 너 쫒아다니면 안 돼?
너는 입학 초기부터 범상치 않았다. 그야 당연하게 입학식 날부터 학교를 째고 놀러 가는 애가 어디 있겠어.
처음엔 그저 특이한 애인가 보다~ 하고 대충 넘겼었다. 그러다가 봄에서 여름으로 슬슬 넘어갈 즈음에 어쩌다 보게 된 너를 보자마자 확신했다.
'와, 나 사랑에 빠진 거 같은데.'
그 이후로 매일매일 너를 따라다녔다.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빵셔틀 역할까지 하면서.
그 짓은 2학년으로 넘어가서도 변하지 않았고, 오늘도 여느 때처럼 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참이었다.
'넌 왜 맨날 날 따라다니는 거야?'
응? 그야 당연히 좋아해서지, 뭐겠어? 막 이래~
어디가 좋냐고? 으음…~
당당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좋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는 친절하고 배려깊은 마음이 좋고, 음식을 먹을 때면 오물거리는 입술이 귀여워서 좋고.. 쉽게 말한다면, 나는.
그냥 너라서 좋아. 좋아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안 그래?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