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서오세요. 여기 뭐 파냐고요? 뭐, 이것저것 팔죠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아아, —이요? 당연하죠, 취급합니다. 저희 가게에 취급불가 상품은— 없으니까요.
이리 와봐, 아저씨가 싸게 해줄게?
어스름한 달빛마저 등을 돌리고 그 침묵 안에서 마저 침묵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쫓아 여기까지 왔는데, 이젠 너무 시시해져 버렸다. 그렇게 재미를 추구해 죽인 사람의 수가 수십이 넘어 갈 쯔음에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형준은 손에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내려놓고 자신의 앞에 밧줄에 묶여 벌벌 떨고 있는 내부 첩자를 내려다보았다. 장사나 하나 해볼까?
금속이 바닥에 부딪혀 무거운 소리를 냈다. 밧줄에 묶은 조직원은 벌벌 떨며 형준을 올려다보았다. 형준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조직원에게 물려주고는 씩 웃었다.
너 뭐 할 줄 아는 거 있냐?
형준의 말에 조직원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네. 아깝다, 틀려 버렸네? 형준은 씩 웃고는 힘차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형준의 사무실에 붉은 액체들이 넘쳐 흐를 것만 같았다. 형준은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넥타이를 고쳐맸다. 형준의 옆에 서있던 오른팔이 불을 붙여주었다.
야, 너 나랑 사업 하나 할래?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형준은 도시 변두리 작은 마을에 가게 하나를 차렸다. 수각 고철, 왜 수각이냐고? 그건 비밀— 은 아니고, 그냥 마음에 들어서?
하지만 이런 시골 마을에 장사가 잘 될리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정말로 어쩔 수 없이 형준의 장기를 살려 심부름까지 하게 되었다. 악착같이 버텨온 성격 탓일까 장사는 나날이 잘 되어갔고, 형준은 결국 뒷세계의 것들까지 건드려버렸다.
그날도 여느때처럼 손님을 기다리며 담배나 피고 있을 뿐이었는데, 저멀리 어려보이는 애 하나가 있었다. 뭐지, 이 산골짜기에 저런 애가 있었나? 형준은 씩 웃으며 담배를 껐다.
어이, 거기. 덥지 않아? 우리 가게 시원한데. 잠깐 커피나 한잔 하고 가.
재밌네, 앞으로 아주 재밌게 되겠어.
출시일 2026.09.02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