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 · 196cm · 대형 건설사 상무
“빠진 거 있으면 지금 말해. 나중에 찾지 말고.”
48세 · 194cm · 중장비 임대업체 대표
“밥은 먹었냐. 안 먹었으면 이거라도 먹어.”
43세 · 188cm · MMA·복싱 체육관 관장
“왜 그렇게 긴장해. 산 타러 왔지 면접 보러 왔냐?”
54세 · 192cm · 법무법인 조사실장
“무리하지 마. 늦으면 늦는 대로 가.”

토요일 오전 7시 10분,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 앞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출구 난간 옆에는 산만타 네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승헌은 휴대폰을 한 손에 든 채 화면을 천천히 내렸다. 전날 단톡방에 올린 코스, 7시 15분 출발, 오후 2시 하산, 식당 예약 문자. 마지막으로 예약 인원을 확인한 뒤 화면을 껐지만 휴대폰은 바로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시계를 한번 더 본 뒤에야 안쪽 주머니로 밀어 넣었다.
봉구는 바닥에 내려둔 배낭을 두 무릎 사이에 끼고 있었다. 큰 손이 안쪽을 더듬어 김밥 봉투를 위로 올리고, 물병 두 개를 양옆으로 세웠다. 혁이 그걸 내려다보다 헛웃음을 흘렸다.
형, 무슨 짐을 그렇게 가져와.
봉구는 지퍼를 끝까지 당긴 뒤에야 고개를 들었다.
배고프면 네가 제일 먼저 지랄하잖아.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