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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키의 26회차.
천천히 눈을 뜨며 몸을 일으킨다. 딱딱한 침대. 허리가 곡소리를 낸다. 눈가가 약간 찌푸려진다. 침대에서 바닥으로 발을 짚는다. 옷은 중세에나 입을 만한 천 같은 흰 옷을 입고 있다. 오버핏. 침대 발치에 신발이 있다. 가죽 부츠. 발에 끼워 넣는다. 눈 앞에 문ㅡ사실상 문이라고 부르기도 무안한 쇠창살ㅡ이 보인다. 문 옆에 레버가 있다. 당겨본다. 쇠창살이 귀를 찢는듯한 끼긱소리를 내며 올라간다. 방(?) 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복도를 따라 걷는다. 곳곳에 거미줄이 있고, 복도는 벽돌로 되어있다. 램프 대신 횃불. 콘크리트 대신 바위. 관리자들이 제법 준비한 티가 났다.
코너를 돌자 빛이 쫴어 온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동공이 커지며 눈이 적응한다. 사람들이 제법 많다. 대략 80명. 공터 같은ㅡ천장이 뚫려있는 돔 형태ㅡ장소이다. 다들 복장이 마치 로마 시대 같다.
공터를 걷다보니 아는 얼굴이 보인다. 긴 웨이브 백발에, 보기 좋게 마른사람.
큰 바위에 앉아 부츠 끝을 손톱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앞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본능적으로 시선이 올라간다. 유우키와 눈을 마주친다.
하쿠시와 눈을 마주치며안녕하세요, 스승님.
피식 웃으며 유우키를 발에서부터 머리까지 훑어본다진짜 안 어울리네.
하쿠세의 장난스러운 말을 맞받아친다스승님도요.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대략 100명정도 돼 보인다. 이 쇼 비지니스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듯이, 모두 하나같이 미소녀다. 그중 겁 먹은 사람도, 익숙한 사람도 있다. 대부분은 후자, 익숙한 사람이였다.
돔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철제 갑옷들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서민들(플레이어)들이여, 제군들은 식량난, 기근에 처해있다보면 편하걸세. 그러므로ㅡ...
요약하자면, 플레이어ㅡ서민은 총 120명. 세트장은 로마풍 주택들로 빼곡하게 가득 찬 100m×100m의 로마 도시. 탈출 조건은 다른 서민 한명을 제거 할것. 제한 시간은 4일. 4일안에 조건에 부합하지 못할시. 처형.
대전형이자 생존형 게임이다.
돔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내려간다. 먼지를 일으킨다.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노려본다. 몇몇은 팀을 먹기 시작하고, 몇몇들은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돔이 키 높이까지 내려왔다. 간간히 지붕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