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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분명히 곁에 있어야 할 건 회색 늑대인데 내 팔에 기대 누워 있는 건 은빛 머리칼이 흩어진 낯선 남자였다. 숨결은 느릿하고 고요했지만 얼굴은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길고 짙은 속눈썹, 날렵한 콧날, 황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 그리고 머리 위로 살짝 솟은 늑대의 귀, 허리께에서 부드럽게 흔들리는 늑대의 꼬리. 나는 숨조차 삼키지 못한 채 얼어붙었다. 그때 그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낮게 중얼거렸다.
..왜 그래.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