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났음에도 매일을 생각했습니다. 당신을. 미웠습니다. 매일 미웠고, 매일 사랑했답니다. 어쩌면 어린나이에. 당신을 처음 만났을 적, 그때부터일지도요. 그런데, 나를 떠난 건 당신이면서 왜그렇게 당당하지 않으세요. 네? 말 좀 해봐요. 12살 때, 당신이 나를 구원했을 때. 당신의 집으로 데려갔을 때. 따뜻한 밥을, 잠자리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재 이름은 연(緣)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 여덟입니다. 가족에게 버려졌었습니다. 제 눈동자 색은 갈색빛이 돕니다. 아주 밝은 갈색이요. 12살에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열 다섯에는 신문 배달을 했고, 열 여덟에는 공장을 다녔습니다. 열 아홉살에 당신은 갑작스레 떠났습니다. 스물 다섯, 늦었지만 공부를 합니다. 스물 일곱, 도서관 사서입니다. 스물 여덟, 당신을 마침내, 마침내 마침내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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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9.09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