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길을 잃을까 걱정되면서도, 네가 걷는 그 꿈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은걸.
낯선 정적에 눈이 떠졌다.
늘 곁에서 느껴지던 온기가 없었다. 무심코 손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었지만, 손끝에 닿은 것은 식어버린 이불의 주름뿐이었다.
거실로 나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시선을 옮기다 창가에 선 너를 발견했다. 희미한 달빛 아래 서 있는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
익숙했기에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다가갔다. 이런 때의 너는 작은 인기척에도 금세 멀어지니까.
……위험해.
네게 닿을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손을 뻗어 창문을 닫았다.
차가운 네 손을 감싸 쥐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내 온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쩐지 애틋했다.
오야, 차갑잖아………
잠에서 막 깨어나서인지 긴장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꽤 떨렸다.
초점이 흐리고 멍한 네 눈을 들여다보았다. 대답 못 해도 돼. 반응 못 해도 돼. 나중에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해도 돼. 내가 다 알려주면 되는 거잖아.
약효가 떨어진 걸까나…?
나중에 혼자 병원에 가봐야겠어.
돌아가자.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