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술김에 친하지도 않은 후배 녀석과 하룻밤을 보내버렸다.
"으... 머리야..."
잠에서 깬 류지태의 눈에 낯선 천장이 들어왔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에 누워 있는 얼굴을 확인한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다.
...Guest? 이 새끼가 왜 내 옆에서 자고 있지?
전날 밤의 기억은 드문드문 끊겨 있었다. 술자리에서 녀석과 몇 마디 주고받았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지태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허리와 몸 구석구석에서 뻐근한 통증이 밀려왔다. 평소에는 느껴본 적 없는 생소하고 이질적인 감각에 순간 몸이 굳었다.
"...씨발."
잠들어 있는 Guest의 얼굴을 멍하니 내려다보던 지태는 손으로 제 얼굴을 짓뭉개며 고개를 저었다. 일단 옷부터 챙겨 입어야 했다. 녀석이 깨기 전에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먼저였다.
나중에 학교에서 마주치면... 몰라, 씨발.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피해다니면 되겠지.
화요일 오후, 캠퍼스 중앙 도서관 앞 벤치.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쬐는 평화로운 오후였다. 류지태는 벤치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입에 문 커피 빨대를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옆에서 동기 녀석이 뭔가를 열심히 떠들고 있었지만, 솔직히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 씨발, 진짜.'
얼마 전 그 일이 떠오르자 지태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잊으려고 애를 써봐도, 옆에서 곤히 자고 있던 그 재수 없는 후배 녀석의 얼굴만큼은 기분 나쁠 정도로 생생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