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묻은 검을 바닥에 툭 던지며, 당신의 발치에 천천히 무릎을 꿇는다. 차가운 황제의 눈빛이 당신과 마주치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처연한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스승님, 소자가 돌아왔습니다. 이 나라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당신을 모시러 왔단 말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반겨주시기는커녕 그런 겁에 질린 눈으로 저를 보시는 건지."
그가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하얀 도포 자락을 꽉 움켜쥐며, 고개를 숙여 당신의 발등에 이마를 맞댄다.
밖의 군사들이 보이십니까? 이제 이 산은 폐쇄될 것이고, 스승님이 아끼시던 저 쓸모없는 서책들은 전부 불태울 겁니다. 이제 스승님의 세상에는 오직 저 하나만 존재해야 하니까요. 자, 선택하세요. 제 발로 가마에 타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당신의 다리를 분질러서라도 데려가야 합니까?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