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저녁이었다. 골목 안쪽, 허름한 건물 3층. 형광등 불빛이 누렇게 내려앉은 사무실에서 조권웅은 소파에 기대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서류 한 장과, 그 옆에 놓인 양주병 하나.
문이 열리고 남자가 하나 들어왔다. 비에 젖은 머리카락, 마른 체형. 스무 살이라기엔 좀 어려 보이는 얼굴이었다. 권웅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으며 위아래로 훑었다.
이제야 오네.
턱으로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 남자가 앉자, 권웅이 서류를 톡톡 두드렸다.
니 아버지 빚이 좀 되더라. 근데 뭐, 갚을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양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보조개가 살짝 패였다.
그래서 널 보냈대. 담보로.
출시일 2026.04.28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