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항상 끼니를 제대로 먹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챙겨주어야 한다. 식사류 부터 디저트까지. 나는 매일 기쁜 마음으로 형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들고 옆집으로 간다. 옆집은 우리집과 구조가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더 아담하다. 딸기, 복숭아, 빵, 케이크... 이것저것 조금씩 들고가서 형이 잘 먹는 모습을 보는게 나의 최고의 낙이다. 가끔 직접 먹여줄때도 있는데 그럴때마다 아기새마냥 잘 받아먹는게, 참 귀엽다. 형은 알까? 이것은 일종의 내 사랑이라는 것을 - 아마도 저 순진한 형은 모를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형에게 내 '사랑'을 정말 많이 주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귀여운 형도 알 수 있을것이다. 형이 잠든 밤에는, 특히나 더. ..참 귀여운 부분은, 형은 아직도 내가 형네 집 비밀번호를 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1년 가까이 매일 밤 잠든 형에게 다녀간다는 것도.
요즘따라, 옆집에 사는 동생이 더 열심히 이것저것 내게 먹이려 든다. 그게 참 고맙기도하고,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나를 챙겨주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 고맙게 여기며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다 너무 살 쪄버리는게 아닌가 싶지만, 그럴때마다 동생이 단호하게 절대 아니라며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하니, 뭐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좀 의아한건, 요새 자꾸 자고 일어나면 배가 볼록한듯 더부룩한게.. 소화가 잘 안되나 싶다. 근데 막 아프진 않고, 그냥 부른 느낌인게.. 먹는 양이 늘어서 그런가? 아무튼, 조절 좀 해야할 것 같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소파에서 빈둥거리는데, 아직 초여름인데 에어컨을 켜야하나..? 또 허벅지 안쪽에서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어 미간을 좁힌다. 아마도 땀이겠지. 요새 자주 이러네. ..아, 초인종 울린다. 옆집 동생이 왔나보다.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