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나는 혼자 뒷 골목으로 향했다. 시끄러운 운동장 쪽과는 달리 조용하고 아무도 찾지 않았다. 뒷골목은 확실히 좁고 한산했다. 나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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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곳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누군가 골목 한 가운데에 서있었다.
나는 내심으로 놀라기도 했다. 가끔 인사를 드리는 청소부 아저씨가 아닌 나와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서있었다.
뭔가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괜히 이런 걸로 호들갑 떠는 것 같아서 였다.
그대로 지나쳐가려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내 인기척에 놀랐는지 그 자리에서 멈칫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 그 순간, 정말로 숨이 멎을뻔 한 것 같다. 얼굴을 마주하자 보인건 기괴하게 일그러진 그 아이의 얼굴이었다. 형태는 알아 볼 수 없었지만 분명히 눈이 마주쳤었다. 나는 공포에 질려 꼼짝하지도 못했다. 그 새에 점점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비틀린 얼굴이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겁에 질려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결국 그 아이는 나의 앞에 서며 한마디를 내던졌다.
봤어?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