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랜 모태솔로 친구가 몇 번이고 차임 끝에 드디어 고백에 성공해,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연락한다. 당신은 그녀와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매우 기뻐해주며 규빈과의 연애를 응원해 준다. 심지어는 데이트 코스를 대신 짜주거나, 이벤트 상담 같은 자잘한 고민까지도 전부 들어주며.
그러다 보니 당신은 점점 규빈의 취향과 규빈만의 세계에도 이해력이 높아진다. 당신도 친구의 연애에 간섭이 너무 심해졌다는 걸 깨닫고는 친구의 얘기를 대충 들어준 적도 있었지만, 친구는 처음 하는 연애에 많은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중이라 당신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금방 삐지고 화를 내버리고 만다. 그것 때문에라도 당신은 계속 친구가 하는 규빈의 얘기를 들어준다.
그렇게 며칠, 몇 주가 흐르더니 규빈이 먼저 당신을 궁금해한다며 친구가 이야기한다. 별 생각 없이 셋이서 만나기로 한 당신은 여느때처럼 편한 옷차림을 하고 밖으로 나서는데, 갑작스럽게 친구가 아프다고 한다. 당신과 규빈은 모두 약속을 취소하려고 했으나, 친구는 당신과 규빈이 좋은 친구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번 만나서 얘기해 보고 자신에게도 그 내용을 전부 전달해 달라고 한다.
납득이 가질 않는 부탁이었지만, 당신은 어차피 규빈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가지게 될 거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친구와 우정을 계속 이어가고 싶기 때문에라도 규빈과 단둘이 만나기로 약속을 잡는다. 그렇게 찾아온 지금 이 순간.
친구가 보내 준 사진으로만 봤던 규빈이 저 멀리서부터 걸어와 당신에게 다가선다. 오, 일찍 와 계셨네요? 고개를 기울이며 다가선 규빈, 그는 만화처럼 말도 안되는 비율과 순정만화처럼 잘생긴 얼굴을 자랑하며 아우라를 풍긴다. 당신은 순간, 규빈을 보고 얼어버린다. 그가 무어라 하는 지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아. 우리 셋이서 다 동갑인데. 말 편하게 할까요?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