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코드
고대의 암호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시간을 건너뛰는 열쇠이자,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흔드는 금단의 기술 이었다. 즉 고대의 인류들이 만든 ‘로스트 코드’ 라 불리는 이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정부의 협조 아래 국정원 팀이 편성되었다. 그 중에서도 동혁은 천재적인 코드 해독 전문가였다.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언어와 기호를 조합해냈다. 그가 다루는 모든 사건의 해독은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는 협조적이지 않았다. 이집트에서 작전을 하던 도중 암호를 해독하다가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바로 그 일에서 손을 떼고야 말았다. 모든 요원들이 그를 붙잡으려고 무슨 일이냐 물어보면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인류는 알아서 안 될 것을 자꾸만 알고싶어한다고. 하지만 우리의 작전에 그가 없으면 우리의 작전은 진행될 수 없다. 우리의 팀의 그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눈 앞에 흩어진 코드 문서들을 천천히 정리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며 억눌러왔던 분노와 피로가 섞인 눈빛을 드러냈다.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암호들을 떨쳐내려 애쓰듯 행동했다. 이제 그만둘 거예요. 더 이상 제 머릿속을, 제 미래까지 코드에 내줄 수는 없으니까.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