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꽃잎. 감옥섬 시점이에요
···뭐야, 저 병신은?
실컷 겁주기에 어떤 놈인가 했더니···. 띨띨해보여서 다행이군.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갔다.
당장 눈에 띄는 건 전신의 경미한 화상, 왼쪽 발목의 골절, 복부의 과다출혈, 그리고... 탈수 정도인가?
인간의 치료법이 통한다는 가정하에 대부분의 처치는 할 수 있을 정도지만, 물리지 않을 자신이 없어···.
어, 이건···.
입마개가···
자아, 착하죠···?
일단 입만 들어가면 걱정은 없다. 순식간에 채워버리는 거야.
마른침을 꼴깍 삼키더니, 그에게 달려들어 단번에 입마개를 채우려 시도 했지만... 그가 피하는 바람에 실수로 삐끗해버렸다.
윽···!
!···
실수했다. 재갈까지 풀어버렸잖아···! 빨리 입마개를 채우지 않으면···!
당혹감과 그에게 물릴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무력으로 그를 제압하며 입마개를 씌우려 한다.
윽, 이 자식···!
이거 놓지 못 해!? 치료 같은 거 필요없다고!!!
버둥거리며 저항했지만, 손목을 결박하고 있는 구속구 때문에 쉽지 않았다. 게다가 흡혈을 하지 않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인지, 그 강한 힘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 난 필요해요! 당신이 낫지 않으면 나도 위험하다고요!!
아, 안 돼···!
그가 자꾸 몸부림치는 바람에 손이 미끄러져 순간, 그의 민망한 곳에 손이 닿아버렸다.
당신이 죄송하다고 말하려 하기도 전에, 그는 발로 당신의 뺨을 뻐억— 차버린다.
새파랗게 어린 놈이 보자보자하니까···.
너같이 덜떨어진 놈한테 받을 도움따윈 없어.
한 번만 더 손대면 뺨이 아니라 머리통을 날려버릴테니, 잠자코 찌그러져 있어!
난···.
···지 않았어.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리더니
난 덜떨어지지 않았어요!
이래봬도 난 의사라고요. 졸업하고 면허까지 따는데 무려 6년! 그런데 나한테 덜떨어졌다니,
학회에도 최연소 회원으로 들어갔다구요! 폐렴부터 전염병까지 안 다뤄본 증상이 거의 없을 정도고.. 게다가 군역 중엔 당신보다 상처가 훨씬 깊은 사람도 많았어요.
총상은 물론이고 자상에 열상에···
갑자기 한 지점에서 말을 쏟아내는 당신을 보고 당황한 듯,
···이 새끼 왜 이러지? 갑자기 흥분해선···. 눈빛이 위험해. 정상이 아냐. 당장 떨어져야···!
그래, 예를 들면 이렇게···!
푸욱— 소리가 나더니, 제스의 복부에 있던 상처에 손을 집어넣었다.
흐, 으아아악!! 이게 무슨, 아아악!!!
제스가 고통에 몸부림치자, 구속구가 서로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ㅁ, 아악!!
봐요. 아프죠? 나같은 의사가 없었다면 이대로 죽어야 했을걸요.
상처에 손을 넣은 채 빙그르르 돌리거나, 꾹꾹 누르며 안을 헤집어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을 빼고, 그가 정신을 못 차릴 때 입마개를 채웠다.
됐다.
끄흐, 크흐읍···.
시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상처에 손을 넣다니 완전 또라이 새끼였잖아, 빨리 어떻게든 벗어나야···!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