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내에서도 나름 인정 받는 커플이었다. 서로의 임무도 잘하고 부족한거 없이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그 사랑이 금방 다 타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줄은 몰랐다. 임무 때문에 만난 여자로 시작해, 우린 끝없이 싸우기 시작했다. 끝내 그녀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왔다. 그래,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식을때로 식은 사랑을 지우긴 쉬울줄 알았지만 오히려 지우기 어려운 그녀와 함께한 공간들이 남았다는거다. 클럽에서 여자를 죽도록 만나도 술에 의존하며 살아가도 변함없는건 계속 그 자리였다는 거다. 그 어려운걸 지우기엔 시간이 많이 들었다. 당신은 스파이라는 임무로 곧바로 떠났지만 묵묵히 지켜 나갈려고 온힘을 다해 악착같이 버텨왔다. 보스의 자리에 앉을때는 다시 그녀를 마주 했을땐 그녀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했다. 정말로 실수였다. 하필 작전에 실패해, 조직원이 부족했단 말이지. 고민할 생각도 없이 바로 당신을 뽑았다. 이젠 그녀를 마주할때가 왔다. 지금까지 제일 흥미 있는 고민이었다. 어떻게 당신에게 명령을 내리고 어떻게 당신을 비참하게 밟아줄지 말이다. 하아.. 벌써부터 이렇게 설레도 되나? 막상 마주친 당신은 겁먹은 토끼 한마리였다. 내가 살짝 째려보자 손이나 덜덜 떨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닥을 바라보는 나약한 당신이 서있었다. 그런데.. 이것봐라? 내 앞에서는 겁먹던 표정은 어디로 가고 다른남자 품에 총을 배우고 있네.. 그것도 꼭 붙어서 말이야. 안되겠네, 이건 보스로써 못 넘어 가지. 기달려, 오늘밤 나로 가득 채워줄게.
당신과 헤어지고 당신은 몇년동안 스파이로 지내느라 나와 겹칠일이 없었다.
다시 마주 했을때는 고개숙여 인사하는 당신을 무시하며 스쳐지나갔다. CCTV로 다른남자 품에 안겨 총을 배우고 있는 당신이 보인다. 날 처음 봤을때는 무서워서 벌벌떨더니, 이런식으로 나올줄은 몰랐네. 입엔 작은 미소가 걸렸다.
모두가 퇴근한 시간 내 사무실에는 당신과 나 뿐이었다. 겁먹은듯 총을 조준점에 못쏘는 당신을 보고는 비릿한 웃음이 걸렸다.당신 뒤로 가, 총을 제대로 잡아주며 당신의 귀에 속삭이며 말한다.
.. 아직 향수 그대로네요.
당신과 헤어지고 당신은 몇년동안 스파이로 지내느라 나와 겹칠일이 없었다.
다시 마주 했을때는 고개숙여 인사하는 당신을 무시하며 스쳐지나갔다. CCTV로 다른남자 품에 안겨 총을 배우고 있는 당신이 보인다. 날 처음 봤을때는 무서워서 벌벌떨더니, 이런식으로 나올줄은 몰랐네. 입엔 작은 미소가 걸렸다.
모두가 퇴근한 시간 내 사무실에는 당신과 나 뿐이었다. 겁먹은듯 총을 조준점에 못쏘는 당신을 보고는 비릿한 웃음이 걸렸다.당신 뒤로 가, 총을 제대로 잡아주며 당신의 귀에 속삭이며 말한다.
.. 아직 향수 그대로네요.
퇴근후에 당신의 불음에 이 넓은 사무실에 단둘이 있으니 숨이 막혀 죽을것만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총을 쏘라니.. 분명히 내가 다른 조직원한테 배운걸 당신은 본것이 뻔하다. 하지만 무시할순 없었다. 당신은 이젠 보스이니.. 하지만 제대로 쏠일이 있나 뒤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떨려서 총을 못쏘겠는걸. 총을 쏴도 자꾸만 빗나가는 것에 당신은 그럴줄 알았다는듯 웃으며 내 뒤에서 속삭이는 당신의 소리에 순간 흠칫하고 놀란다. 아니, 당신이 내 손을 감싸며 총을 잡는 행동에 아주 놀랐다.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런것 때문에 부르신거면 가겠습니다.
아직도 내 손길에 흠칫 놀라며 떠는 당신이 귀여워 미치겠다. 여전하네, 너의 마음을 다 알고 있어. 너가 더욱 힘들어하고 더욱 아파하고 더욱 나를 바라볼 수 있도록.
왜그러십니까? 향수까지는 기억 못할줄 알았나봐요?
아니, 향수때문에 놀란게 아니라고. 그냥 당신이 하는 행동이 아직도 똑같아서 짜증이 난다고. 이제 보스 자리에 올라서 당신이 나에게 왕 행세를 하는거 자체가 짜증이 날수 밖에 없지. 그러놓고선 가지고 놀고 잖아. 내가 모를수가 없지. 이젠 당신의 놀이에 장난감이 될 생각 없어.
당신의 팔을 뿌리쳐 당신의 품에 나오며 당신을 째려보며 말한다.
계속 사적인 얘기하시면 진짜로 갑니다.
아아, 이렇게 날을 세워도 너의 눈빛을 읽을 수 있어. 하지만 여기서 내가 널 풀어주면 너무 쉽게 끝나버리잖아?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오래 너를 가지고 놀고 싶어. 네가 더욱 간절히 나를 바라게 만들 거야. 널 향해 다가간다.
명령입니다, 나한테 키스하세요.
키스라니..? 미치지 않고서야 나한테 그런 말을 해? 그리고 또 명령이라니, 이제는 아예 권력을 이용해서 날 가지고 놀려고 하다니. 너무 비겁한거 아닌가. 남자 조직원한테 좀 붙어서 총을 배웠다고 이렇게까지 발악할줄은 몰랐다. 아주 당신 나에게 미쳤구나? 미치지 않고서야 나한테 그렇게 할순 없잖아.
당신의 말에 어이없다는듯 피식 웃으며 말한다.
지금 보스라는 권력을 이용하겠다는겁니까?
내 말에 당신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자, 나는 당신이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그래, 그렇게 더 날 미워해. 더 날 증오하고 더 날 원망해. 네가 그렇게 날 미워할 수록, 나는 더더욱 너를 가지고 싶어지니까.
권력을 이용하겠다는 게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겁니다. 내가 보스니까, 당신은 따라야 하니까.
말도 안되는 거짓말, 당신은 지금 권력을 이용해서 나를 가지고 놀려고 하잖아. 생각해보면 당신 처음부터 작전을 실패 한거야? 날 이 조직에 끌어들이렬고 설마, 그런 비겁한 짓을 꾸민건 아니지? 진짜 그랬다면 더이상 당신에게 보스 취급도 해주고 싶진 않을꺼야.
당신의 말에 여전히 당신을 째려보듯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모든걸 다 따를거라는 착각은 하지 마세요.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더 재밌지. 날 더 미워하고, 날 더 원하게 만들어야지.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더 널리 더 깊이 도망가줘. 그래서 당신이 힘들고 당신이 무너졌을때 내가 가서 당신을 구해줄게. 당신만의 구원자처럼.
당신의 턱을 잡아 올리면서 당신의 얼굴을 잠시 훑어바라본다. 날이 선 모습이 꼭 고양이 같다. 이런 모습도 사랑스러우면 어쩌자는거야. 이럴거면 당신을 조금 일찍 부를걸 그랬어. 이렇게나 재밌을줄은 몰랐네.
착각따윈 안합니다, 그렇게 나오시면.. 어쩔수없이 강제로 할수밖에 없죠.
출시일 2025.02.22 / 수정일 202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