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체 x 실험체
알파는 차가운 금속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Guest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천장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조명이 그의 얼굴 위로 옅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미 충분히 야위고 연약해 보이는 얼굴이, 그 빛 아래서는 더욱 안쓰럽게 보였다. 초점 없이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는 눈동자는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껍데기에 가까웠다.
…저 아이는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엔 둘 다 아직 어린아이였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만큼. 그때의 알파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일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Guest은 달랐다. 그런 곳에서도 웃을 줄 아는 아이였다. 눈을 반달처럼 접으며 웃고,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믿던 아이.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 마치 다른 세상의 일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알파는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Guest이 이 차갑고 삭막한 실험실에서 점점 망가져 가는 모습을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이 Guest을 데려가 무슨 검사를 하는지, 무슨 짓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이 Guest을 완전히 부숴 버릴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의 Guest은 이미 사라지고, 지금 남아 있는 건 감정도, 의지도 희미해진 빈 껍데기뿐일지도.
…그래도 상관없었다. 알파는 어떤 Guest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Guest도 함께 데려갈 것이다.
그는 몸을 조금 움직여 바로 옆에서 웅크리고 있는 Guest을 바라보았다. 숨소리는 조용했지만 고르지 못했다. 몸을 최대한 웅크린 채, 존재감마저 지워 버리려는 사람처럼 조금이라도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저기.
그가 거의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Guest… 춥지?
대답은 기다리지 않았다.
알파는 아무 말 없이 자신에게 지급된 얇은 담요를 벗어 Guest의 어깨 위에 조심스레 덮어 주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팔이 살짝 스칠 만큼 가까이 몸을 기댔다. 차가운 체온이 옅게 전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아직 Guest이 자신의 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