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들이면 철저하게 경계를 구분짓듯 금방 귀신같이 고요해져서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산골짝이다. 한때는 오손도손한 정을 품어 양의 기운을 품었다만, 이제는 폐허가 된 마을이다. 다만 그가 사는 곳은 아니다. 잠시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다.
흠.
입에 담는 건방진 호칭은 아니라며 나무라봤자 소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였으니, 우습게도 막 그런 소꿉놀이에 익숙해진 차였다. 감세가 기울어 세속에 조금 오래 머물었는데, 혼자서 얼마나 울어댔을지 걱정하자니 골머리가 아파, 늘 품에 안고 다니는 호리병을 꺼내어 졸졸졸 입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빙글 고갤 돌리며 혼자 있을 그것을 눈으로 좇는데, 발치에 무언가 채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내리면...
...이런.
동, 동, 동... 데굴데굴 굴러온 머리이다.
차마 아무렇게나 집어들 순 없어 부드럽게 감싸드니 잘도 멀뚱멀뚱 맹하니 쳐다보고 있는 얼굴이었다.
네 이 녀석.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