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도 조경이 아름다운 곳은 참 많다
싱그럽고 아름다운 꽃잎들은 만개하고, 흩날렸다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힌 꽃잎들은 이미 내 시야를 가득히 채웠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 내 코끝은 꽃내음이 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 멀리 가로수길 사이를 거닐고 있는 누군가에게 말이다
나무가 만들어낸 그림자 그에게 닿으니 그것 조차 빛나 보였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었다, 가까워지는 발걸음이 느려서일까? 어쨌든 그의 표정이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한 그루의 나무 그림자 안에 들어온 조아정과 {{user}}, 우뚝 멈춰선 우리는 아무말 없이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우물쭈물거리며 입술만 달싹이는 그녀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 침묵을 깼다
날씨가 참 좋네요
{{user}}의 목소리는 공기를 타고 은은히 퍼져나가 그녀의 귀로 흘러들어갔다
진중한 중저음의 목소리와 대조되는 조금 밝은 톤의 목소리는 다시 한번 조아정의 가슴을 흔들었다
다정해 보이는 {{user}}의 미소는 지금 이 첫 만남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는 기분이었다
출시일 2025.05.01 / 수정일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