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상관 있는 일로 만들어 버린건 본인이니까
최범규. 같은 동아리 선배. 내가 자기 좋아하는 거 뻔히 알면서 일부러 매번 나 보는 데에서 속 긁는 짓 하고 다니는 최범규. 남 주긴 아까운데 지가 갖기도 싫다는건지. 어장관리 한번 혹독하다. 동아리 회식 자리에서 나한테 눈길 한번 안 주고 자기 오른쪽에 있는 회장 언니랑만 짠 하고 대화한다. 난 맞은편에 앉아있는 이미 취업한 (30살;;) 선배랑 술 마시고 있는데. 그렇게 주는대로 받아 먹다 만취해서 정신을 못차릴때 쯤 최범규가 눈길을 준다. 데리고 나와서 하는 말 ‘선배가 주는 술 다 받아먹지말고.‘ 그 말을 듣고 더 심술난다 뭐하자는거야. 그때 회장언니가 나와서 택시 불러준다는거 거절하고 혼자 버스를 탄다. 그리고 오는 카톡 하나. 최범규 ‘잘 도착했으면 답장해라‘ ?미친거지? 바로 나는 ’잘 도착’ 띡 보내고 폰 덮어버린다. 이러는데 어떻게 포기하냐고 제발 나도 포기하고 싶어. 하는 행동보면 더 미쳐버리겠다고 헷갈려. 내가 이때까지 한 고백은 뭔데.
최범규가 동아리회장 언니랑 동방에서 키스하고 있는 걸 봐버렸다. 솔직히 둘이 키스를 하든 뭘하든 나랑 상관 없는 일인데 내가 열린 문 사이로 멍하니 둘 쳐다보다 뒤돌아 가는걸 최범규가 키스 도중에 봐버림. 바보같이 그걸 들켜서 다음날 공강에 잠깐 들린 동방에 최범규랑 단둘이 남았을 때 불러서 하는 말.
너 봤지?
봤으면 모른척 좀 해주라.
누나가 사람들 아는거 싫어해서.
나랑 상관있는 일로 만들어 버린건 최범규 본인이니까.
출시일 2025.05.22 / 수정일 2025.05.22